매일신문

포항북 보선 TJ득표력과 판세

박태준(朴泰俊) 전 포철회장은 지난 7일 귀국하면서 포항북 보선에서의 승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자신감 있게 웃었다고 한다. 한 측근은 "당선이 아니고 득표율이 관심"이라고 말하기도 했다.이같은 자신감은 얼마나 표로 연결될까.

박 전회장과 이기택(李基澤) 민주당 총재, 이병석(李秉錫) 신한국당 위원장으로 압축되고 있는 포항북 보선의 판세를 아직 선거일도 공고되지 않은 지금 점치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다.겉으로 드러난 여론과 물밑 표심, 숫자로 표현되는 여론조사 결과가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먼저 여론조사 결과.

최근 신한국당 부설 연구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박 전회장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율 40%%.

민주당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박 전회장이 60%%를 얻었고 이 총재는 이의 절반을 넘는 지지세를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회장의 '낙승'을 얘기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사람들 사이에서 떠도는 표면적 분위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박 전회장이 입국하던 7일 봄비가 많이 내렸는데 이를 하늘이 때맞춰 내린 선물이라고 자화자찬하는 것조차 먹혀드는 분위기였다. 심지어 신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박 전회장이 보선 사상 전무후무한 득표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포항 바닥에 흐르는 물밑 민심은 또다르다. 한마디로 박 전회장이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얘기다.

'포철왕국' 건설과 포철 운영의 반대급부로 피해를 보거나 억울하게 당했다고 생각하는 주민 및업체도 적잖았다.

지지자와 추종자들도 많지만 반대세력도 만만찮다는 데는 박 전회장 스스로도 인정했다.8일 포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포철을 일군다고 다른 생각할 틈이 없어 도도하게 보였을 수있다"며 자세를 낮춘게 이를 증명한다.

박 전회장 주변에 몰려드는 수많은 자.타천 '측근'들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판세에 영향을 미칠만한 요소이다.

신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득표에 악영향을 줄 인사들이 주변에 적잖다"고 박 전회장 진영을 분석했다.

7선 관록의 이총재가 거당적으로 나선 것도 박 전회장에게는 큰 부담이다. 이총재는 고향인 청하를 중심으로 한 농촌지역 득표에 큰 기대를 걸며 벌써부터 열성으로 뛰고 있다.민주당 고정표를 갖고 있는 포항인만큼 조직으로는 박씨에 비할 바 아니라고 한 당직자는 평가했다.

신한국당 이위원장의 조직도 상당하다. 반책(班責)까지 1천3백명이 넘는 인원을 새로 조직했다.양대 학맥의 하나인 동지상고 출신인 점, 세대교체를 원하는 분위기 등에 힘입어 박 전회장과 이총재의 싸움 사이에서 어부지리를 얻을 수도 있다.

박 전회장에 대한 지지세는 지금이 절정인 것으로 보인다. 많은 이들이 앞으로 떨어질망정 더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결국 판세는 아직 선거를 한번도 해보지않은 박 전회장이 얼마나 상처없이 견뎌내느냐에 달려있는 것 같다. 신한국당 소속이면서도 박 전회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이를 "박 전회장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표현했다. 〈李相勳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