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씨구속 청와대 표정

청와대에 들어온이후 지난 4년동안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게 있어 일요일은 줄곧 휴식과 예배를겸한 즐거운 하루였다고 할 수 있다.

취임이래 격무에 시달려온 김대통령은 일요일이면 늘 차남 현철(賢哲)씨 가족을 비롯,아들딸내외와 손자손녀들과 함께 가족예배를 보며 모처럼만에 한가롭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곤 했기 때문이다.

한보사건이 터진이후 현철씨의 한보연루설로 김대통령이 지난 2월 25일 대국민사과담화를 발표하고 이어 현철씨에 대해 청와대 '금족령'을 내린 뒤부터 청와대의 일요일 분위기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특히 현철씨가 사법처리의 일환으로 17일 구속수감된뒤 처음 맞이하는 18일 청와대는 여느 일요일과 달리 그야말로 무겁고 스산한 분위기였다는 것.

김대통령과 부인 손명순여사는 18일 막내딸가족과 함께 가족예배를 보며 조용하게 하루를 지냈다는 후문이다.

김대통령은 시종 담담한 표정으로 현철씨 구속수감을 대하고 있지만 속마음은 '표현키 어려울만큼 괴로운 심경일 것이라고 한 측근은 전했다.

김대통령은 과거 정치역경에 처했을 때 오랜 침묵과 고뇌의 시간이 지나게 되면 거의 예외없이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 결단으로 시국을 정면 돌파해왔다.

김대통령이 자식을 사법처리까지 했을 때는 그만한 각오와 결단을 예비했을 것으로 보여 21일로예정된 대국민입장 표명의 수위와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여준청와대대변인은 이날 이태원동 자택에서 김대통령의 대국민입장표명 문안을 손질하며 하루를 보냈는데 초안이 마무리되는대로 19일 김대통령의 지시와 재가를 받아 문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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