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국민회의 김대중총재에게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대통령은 대통령후보와 총재선거에서 승리한 김총재에게 20일 직접 전화를 걸어축하한 데 이어 강인섭정무수석을 일산자택으로 보내 난화분을 전하는 등 각별한(?) 축하의 뜻을표했다.
김대통령과 김총재의 전화통화는 지난 93년 김총재가 영국으로 떠나기 직전 한 이후 처음이다.김총재가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했을 때도 김대통령은 전화 한 통화 없었다. 김대통령은 또 강수석을 김총재의 자택에 보내 정국수습 방안을 전달하고 김총재의 답변을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강수석은 15분정도 김총재와 밀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김총재는 대선자금 공개와 김대통령의 탈당과 거국 중립내각구성을 요구했고 강수석도 이에 대한 김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하는 등 정국현안에 대한 교감을 나눴다.강수석은 단독 밀담에 앞서 정동영대변인이 합석한 자리에서 "김대통령은 곧 물러나는 분이다.마음을 비우고 있다. 매사에 그런 심정을 갖고 임하는 것같다"고 말했다. 김총재의 정국수습방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김대통령의 의사를 간접화법으로 전달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강수석은"올 12월대선을 공정관리하겠다는 김대통령의 의지가 강하며 고건내각이 공정하고 중립적으로대선을 관리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강수석은 또 현철씨의 구속과 관련,"대통령을 옆에서 뵙기가 민망하다. 이제 평정을 되찾은 것 같다. 아들문제는 오래 전에 결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총재도 이날 오전 김대통령과의 짧은전화통화에서 김대통령 가족의 안부를 물으며 적지 않은 위로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결국 강수석을 통해 김대통령은 "우리는 대선에서 경쟁하는 사이가 아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대선자금 문제와 대선공정관리 등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김총재의 협조를 구한 것이다.이같은 김대통령의 각별한 축하는 그동안 소원했던 양김관계의 회복이라기보다는 대선자금문제등이 중첩된 현재의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옛동지'의 도움을 요청하기 위한'손 내밀기'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양김씨의 화해분위기가 그리 오래갈 것 같지는 않다. 대선자금 문제에 대한 여야의 시각차가 여전한 데다 김대통령의 탈당 등 김총재의 요구 수위 또한 여권이 쉽사리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강수석을 만난 뒤 김총재가 "김대통령의 우정의 표시로 생각한다"며 흡족해했다는 사실은 향후정국을 바라보는 지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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