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의상과 달리 오페라 의상은 실용성과 미를 함께 가진 예술적인 감각을 시각적으로 전달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지요. 그 시대의 사회.문화 생활을 드러내기 때문에 충실한 고증이 있어야 하고연출자의 의도까지 반영돼 단순한 의상작업이 아닌 하나의 예술작품을 탄생시켜야 하는 고통도뒤따릅니다"
배영숙씨(42.한국복장 대표).
86년 대구오페라단의 '팔리아치' 공연 이후 12년째 오페라 의상제작에 몸담아 왔다. 그동안 의상을 직접 제작했거나 의상감독으로 참여한 오페라만도 10여편. 영남대 개교 40주년 기념오페라 '춘희', TBC 개국기념 영남오페라단 '박쥐', 대구문예회관 개관기념 오페라 '토스카'등 굵직한 작품들도 포함돼 있다.
오페라 의상이 완성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작품에 따라 다르지만 2개월정도. 디자인과 제작에각각 한달정도가 소요된다. 디자인이 배씨에게는 피를 말리는 작업이다.
"디자인 작업이야말로 의상감독을 당당한 예술가로 남아있게 하는 결정체입니다. 한 작품에 20번정도는 디자인을 해야되지요. 남녀 주역의 5~6벌이 특히 신경이 쓰이고 합창단이나 군중은 제작하면서 조금씩 다르게 만듭니다"
복식사나 미술사, 외국 비디오 테이프등 모든 관계자료를 참조해 최종적인 디자인이 마무리되면재료를 구한다. 여러종류의 천을 복합해 의상에 적합한 재료를 만들고 초벌을 만들면 일단 완성단계에 들어간다. 이때에도 변수가 생기면 아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초벌후 이견이 없으면 약간의 수정작업을 거쳐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간다. 대개 시간이 부족해밤샘작업이 일쑤다. 한 작품에 소요되는 의상은 30~40벌 정도지만 등장인물이 많은 그랜드 오페라일 경우에는 수백벌에 이르기도 한다.
"94년 계명오페라단의 '나부코' 공연때는 의상이 2백50여벌이 넘었지요. 군중의상이 많았지만 조금씩 변화를 줘야해 제작에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막이 오른다는 것.
누구에게나 설렘과 아쉬움이 있다.
뜨거운 무대 한 편에서는 배씨가 마음을 졸이며 서있다.
꼼꼼한 손 맵시로 태어난 옷들.
그 옷을 입고 성악가들이 관객들의 환호를 받지만 자신만 아는 모자람도 금새 눈에 띈다. '이렇게 고쳤더라면...'하는 자책도 조금씩 밀려든다.
12년동안이나 오페라 의상을 맡은 만큼 불만도 많이 있다.
연출자의 지시를 일방적으로 따라야 하는 한계도 있고 무대의상에 대한 인식도 낮아 디자이너가창의적인 능력이나 예술적 감각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것이 아쉽다.
그러나 관객들의 눈을 무대에 머물게 하는 것.
배씨는 그것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믿는다. 〈鄭知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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