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 문제를 둘러싸고 청와대가 갈팡질팡하고 있다.
청와대는 여론과 야권의 거센 반발에 떠밀려 지난 23일 김영삼대통령과 신한국당 이회창대표가합의했던 '불공개'방침을 선회, 이 문제를 원점에서 다시 재고키로 하고 해법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강인섭(姜仁燮) 청와대정무수석은 26일오후 기자간담회를 자청,"김대통령께 다시 한번 건의를 드릴 필요를 느끼고 있다"면서 "무엇이 최선인가를 깊이 생각하고 있으니 좀더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이 참모진들의 건의를 수용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강수석도"다만 최선을 다해 볼 따름이다. 대통령도 심사숙고하고 있을 것"이라며 투명한 전망을 하지는 못했다.청와대의 이같은 태도변화는 대선자금 불공개 방침에 대한 비난여론이 예상외로 높은데 당황,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이 문제를 둘러싸고 신한국당예비주자 등 여권내부의 움직임이 심상찮게 나타나고 있는 절박한 상황도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국을 방문중인 이회창대표는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한보사건이후 정치인들이 시급한민생문제를 외면한 채 주도권을 잡기 위해 대선자금을 이슈화하고 있다"며 야권 및 당내 경쟁자들의 공격을 상투적인 정략차원으로 몰아세웠다.
청와대측이 모처럼 소강상태를 보였던 정국을 다시 급격히 냉각시킨 패착을 둔 것은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핵심부의 혼선도 원인이지만 궁극적인 책임은 김대통령에게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대통령이 이대표를 통해 간접적으로 표명한 '공개불가'입장은 참모진들의 뜻과는 다른 어디까지나 김대통령의 독자적인 결정이었다는 얘기다. 다만 이대표가 코너에 몰린 김대통령의 입장과의중을 앞질러 판단, 주례보고 회동직후를 발표시점으로 택하면서 이대표 자신의 평소 지론을 걷어 치운채 회동결과를 직설적으로 전한 것은 성급했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결국 이대표로서는 만약 김대통령이 결심을 다시 바꿔 직접 대선자금 문제에 대한 입장표명을 할경우 스타일이 형편없이 구겨지게 될 건 뻔한 노릇이다.
다시 숙고에 들어간 김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吳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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