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계명대 동아리 '슬기둥'

"은은한 소리에 취하는 사람들"

막걸리를 즐겨 마시며 우리 전통음악을 캠퍼스에 보급하는 신데대가 있다.

현악기 연주 기법을 따 이름을 붙인 계명대 동아리 '슬기둥'의 회원 80여명이 바로 그들.이들은 단소는 물론이고 거문고.가야금.해금.아쟁.피리.대금을 익히고 정악(正樂) 이론을 공부, 연주하는 수준에 도달한 상태.

"고교때 거문고 소리를 듣고 반했다" "우연한 기회에 단소 소리를 듣고 심취하게 됐다"는 등 사연 때문에 옛 것을 고집하던 이들은 틈만 나면 동아리 방과 외진 캠퍼스에 마주앉아 자신들이 좋아하는 악기를 켜고 불어댄다.

축제때마다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단소 기초강좌를 열고 매년 한차례 정기연주회를 갖는다. 올가을 합주회때는 지역 노인들을 초청, 한마당 잔치를 연다는 계획. 또 전통음악을 배우고 싶지만기회가 없어 접근을 못하고 있는 일반 학생들을 위해 노천 강습회를 마련할 계획이다.은은한 소리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10년전에 졸업한 선배가 아직도 후배를 찾아 함께 연주하는 기회를 자주 가질 정도로 여유로움과 정이 넘쳐난다.

회장 한혜숙양(21.가정관리학과 2년)은 "연습할 때면 조용하라고 고함치던 학생들이 사라지고 어깨 너머로 배우려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우리 전통 음악의 미래를 말했다.각자가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분홍색 치마와 바지.저고리를 연주복으로 맞춰 입은 슬기둥가족들은 전통혼례 재현에 참가하는 등 전통문화 되살리기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신세대들이다.

〈黃載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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