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통령-이대표 회동

향후 여당 경선기류의 갈림길로 관측되었던 28일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이회창(李會昌)대표의주례회동 결과는 일단 외형상으로는 이대표의 판정승으로 결말이 났다.

김대통령이 비주류측의 거센 요구에도 아랑곳없이 이대표체제를 당분간 유지시키기로 했다.청와대의 김용태(金瑢泰)비서실장과 강인섭(姜仁燮)정무수석은 "김대통령은 당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며 이를 확인했고 하순봉(河舜鳳)대표비서실장도 "두분의 인식차는 전혀 없었다"고환한 표정을 지은 점에서 잘 간파할 수 있다.

김대통령이 이처럼 이대표를 엄호하고 나선 배경은 우선 이대표가 자신의 아킬레스건인 대선자금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마당에 팽(烹)으로 외면을 할 수 없는데다 이대표를 교체할 경우 발생하는 극도의 당혼란을 우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대표 교체는 사실상 당의 마비를 초래, 대선자금 처리를 더욱 어렵게 할 소지가 있다.

김대통령의 이대표체제 유지방침에 대해 정가는 이대표의 대세론 내지 당내의 실질파워를 인정한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여타 대선주자들의 위축을 가져올게 뻔하다. 다만 정가는 대선자금 문제를 축으로 한 김대통령과 이대표의 동질화실험이 향후 어떻게 진행될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대표측은 청와대주례보고 결과와 관련, "대표취임이후 가장 어려운 고비를 넘겼다"면서 "이제정국 주도권이 이대표쪽으로 넘어 오지 않겠느냐"는 반응이다. 그렇다면 이대표의 대표직 사퇴는어떻게 처리될 것인가. 이대표의 결심사항으로 남았지만 김대통령이 공정경선에 관심이 남다른데다 이대표도 비주류측의 요구를 마냥 거부할 수도 없어 경선후보등록전 등 적정시점에 대표직사퇴가 이뤄질 것으로 정가관측통들은 전망하고 있다.

6월초부터 시작되는 대의원 선출을 위한 지구당 임시대회에서 대표치사가 있고 6월 9일경 예정된임시국회때 대표연설이 예정되어 있어 다음달 초입부터 불공정 경선을 내세우는 비주류측의 대표직 사퇴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 같다.

현재 김윤환(金潤煥)고문의 입장정리가 임박, 경선레이스에 또다른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조만간기자회견을 갖고 공식 불출마선언을 한다. 그런데 새주체세력 형성을 강조하며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를 인정해 오던 입장을 버리고 이를 비판하고 나선 게 주목된다.

그는 "정발협은 민주계가 중심이 돼 민정계를 끌어 들여 차기 정권을 만들어 보려는 모임으로 명분이 없는 게 아니냐"고 말했고 한 측근의원은 "정발협이 더이상 허주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고 정면 비난했다.

정가는 이대표와 연대중인 김고문이 김심과 민주계가 다른 대선주자를 밀어주고 당이 혼란에 빠질 경우 신한국당과 결별할 수도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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