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이회창 진영 대응

당헌·당규개정안 통과를 위한 전국위원회와 청와대초청 대선예비주자 오찬회동을 앞둔 신한국당의 반이회창(反李會昌)대표 진영은 전의(戰意)를 가다듬었다.

최근 이대표에 대한 공세를 한층 강화해 온 이한동(李漢東), 박찬종(朴燦鍾)고문은 이날도 발언의수위를 높였다. 반이측에 적극 가담하고 있는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도 힘을 보탰다. 대선자금논란에도 불구하고 다시 자리잡으려는 이회창대세론의 기류를 막아야겠다는 다급함에서 이들은총력을 기울였다. 다소 미온적이기는 하지만 이홍구(李洪九)고문과 최병렬(崔秉烈)의원측도 이대표의 대표직 고수가 경선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도 있다는 점에 동조했다. 그러나 이들의 반발정도는 이한동, 박찬종고문 수준은 아니었다.

반이진영의 선봉장을 자처하고 있는 이한동고문은 29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이대표만을 겨냥한데서 머물지 않고 김영삼(金泳三)총재를 향해서도 압력을 행사했다.

이고문의 이날 발언은 김대통령과 이대표를 향해 던지는 최후통첩과도 같은 비장함을 담고 있었다. 그는 이어 "총재는 민심을 저버리고 책임을 전가하는 부도덕한 행위로 국정을 농단한 사람이더이상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대표직을 수행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을 수용해야 한다"며 목소리를높였다. 이고문은 또"정국혼란을 해결 못하고 정권재창출과 국리민복이라는 책무에 차질을 빚게되면 책임은 전적으로 당총재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고문도 이날 오전 측근인 서훈의원과 청와대 오찬과 전국위원회에서의 발언수위 조절과 행동방침을 위한 회의를 열고 대책을 숙의했다. 박고문은 "청와대 오찬에서마저 대표직 사퇴요구가 수용되지않을 경우 경선 공정성에 심대한 훼손이 우려된다"며 총재와 이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박고문은 청와대오찬에서도 "공정성이 당의 생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대표의 사퇴 필요성을우회적으로 강조했다.

그러나 예비주자 6인모임에 줄곧 참여해 온 김덕룡(金德龍)의원 측은 대표직 사퇴와 공정성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이대표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반이진영의 행동통일에서 빠질 것임을 시사했다.이에 앞서 김덕룡의원측이 빠진 5인주자 대리인들은 28일저녁 회동에서 공정경선에 승복한다는서명절차에 참여할 수 없고 이대표의 대표직 사퇴가 공정경선과 당의 화합을 위한 전제조건이라며 이대표의 결단을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청와대 오찬회동에서도 이대표의 결단이 없을 경우 전국위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한 이대표사퇴를 촉구키로 했다. 그리고 향후 모든 정치·도의적 책임을 이대표가 져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들 내부에서도 초강경, 강경, 미온, 이탈 등 약간씩 입장차이를 보임에 따라 이대표체제가 오래 지속될수록 반이전선의 균열과 각개약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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