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 제2의 산업혁명 예고

세계경제의 기본틀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조차 그 변화속에서 선뜻 공통분모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고전적인 경제이론으로는 설명할 수없는 새로운 경제현상들이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이같은 흐름을 '신경제' 또는 '제2의 산업혁명'이라고까지 부르고 있다.

근대경제의 골격은 실업과 인플레의 양면성이다.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없다는 것이 정통적인 이론인데 최근 미국에서는 이 정통성이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다. 다운사이징, 리스트럭처로 대표되는 미국경제는 1980년이후 이로인해 4천3백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졌다. 물론 대부분이사양산업분야였지만 국민들은 일자리가 없어져 실업이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크게 우려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 반면 7천1백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난 것이다. 소위 유망산업이라는 것이갑자기 대두됐고 결국 과거보다 2천8백만개의 일자리가 더 늘어난 셈이다.

문제는 기술이다. 1950년도만해도 근로자의 60%%는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취직할 수 있었다. 그러던 것이 현재는 25%%만이 단순기술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으며 2000년에는 그 수치가 15%%까지 줄어들게 된다. 근로자는 취업난이라고 아우성이지만 기업은 기업대로 '지능인력'을 구하기어려운 새로운 현상이 생기고있는 것이다.

경제이론에도 대변화가 오고있다. 기업의 가동률이 대체로 85%%를 넘으면 인플레가 불가피하다는 것은 경제철칙이었다. 심지어 경제학자들은 미국경제가 연간 2.5%%이상 성장한다면 생산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게돼 결국 물가상승을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업도 마찬가지다. 실업률이 5%%이하로 내려간다면 노동시장을 지나치게 긴장시켜 결국 임금상승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학자들은 3%%대의 성장률, 5%%대의 실업률을 이상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이것도 이제 설득력을 잃고있다. 미국노동시장을 피라미드에 비유하면 상층부 20~30%%가기술과 서비스집약산업에 취업해있다. 그들은 고임금을 받고 있지만 회사는 그러한 소프트웨어프로그램을 맡아줄 인력을 구하지 못해 쩔쩔매고 있다. 미국정보기술협회(ITAA)에 따르면 하이테크 업체는 현재 19만명의 근로자를 원하고 있으나 필요한 인력을 찾지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한다.

그 와중에서도 첨단기술분야는 연간40%%의 경이적인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컴퓨터제품은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는 대표적인 상품인데도 이처럼 호황을 누리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근로자들의 생산성이 가격하락 이상으로 높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자율을 조작함으로써 미국경제를 움직여왔다. 그러나 기술주도로 성장한 산업들은 건설이나 주택, 유통과는 달리 금리변동에 민감하지 않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이제 FRB의 인위적인 노력은 '생산성'앞에 무릎을 꿇어야할 실정이다. 미국정가는 지금 이렇게 급격하게 변화하는 경제현상들을 정책입안자들은 얼마나 빨리 이해하고 이를 실행해옮기느냐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제2의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있는 지금 우리경제는 과연 어디로 가고있는가. 세계경제계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심각한 질문이다.

〈尹柱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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