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 병폐의 뿌리는 편가르기·패거리의식 때문이란 점에 이의를 달 사람이 없다. 정경유착의 폐단도 학연·지연·혈연에서 연유되고 공직사회나 기관 단체 각종 조직체도 나를 중심으로지지하는 사람과 반대세력을 구분하는 데서 말썽과 분쟁, 능률저하를 불러온다.*학연·지연·혈연…
3대 인연중에서도 학연의 위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여당 고문 모씨가 모대학 재직때 총장선거(직선제)에서 당선된 것은 ㅅ고 출신인 그로서는 파워 집단인 ㄱ고출신 교수들을 공략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완승했다는 얘기다. 대학사회에서의 동문의식은 대학운영 자체를 좌지우지할정도임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젊은 어느 교수에게 "총장 한번 해야죠"라고 덕담(德談)을 했더니대답은 놀랍게도 " 고등학교만 나왔더라도…"였다. 동료들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몰라도 대체로 그를 아는 사람은 자세가 진지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대인관계도 원만하며 예절도 바른사람으로 보고 있다. 그가 만약에 "내가 무슨 자격이 됩니까…"라고 말했다면 문제는 또 다르다.그는 야망을 갖고 있고 스스로 능력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출신학교의 굴레를 벗어날 수는없다는 자포자기가 매우 충격적이었던 것이다.
총장자리 놓고 편가르기 의식이 작용하는 것이나 대통령 뽑는데 패거리의식이 발동되는 것이나다 같은 연원(淵源)이다. 여당의 대표가 정치입문을 하고 얼마있지 않아 터뜨린 제1성이 정치권의패거리행태를 비난한 것이었다. 그역시 세(勢)를 얻기위해 패거리놀음에 휘말리고 있는 시점에 있지 않나싶다. 문민정부 들어 모대학출신들이 주요직에 포진하게 된 것도 우연의 산물로 보기 어렵다. 동문끼리 밀고 당겨줘 나라의 중심세력에서 국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사실이다.*배타적 집단화 병폐
중·고교 대학동문끼리 상부상조하는 것이 나쁘냐, 그렇지는 않다. 문제는 배타적 집단화됨으로써부패의 온상이 되기때문에 패거리의식을 경계할 뿐이다. 동문이 잘못을 저지르면 덮어두려한다.큰 죄를 지어도 구명운동에 적극 나선다. 아름다운 동문관계가 부패·부조리의 족쇄를 스스로 채우는 신세로 전락하고 있으니, 탈인 것이다. 모교의 발전에 동참하거나 힘없고 가난한 동창을 돕는 일보다 '잘 나가는'동문에 줄서기 바쁘고 후원도 넉넉하다.
학연·지연·혈연이 주요문제결정에 얼마나 큰 해악을 끼치는지, 일일이 예거(例擧)할 필요가 없다. 대구의 소설가 정만진이 쓴 교육소설 '한낮의 연극'을 보면, 편가름이 얼마나 심한지 알수있다. 글쓴이는 소설내용이 교육현실의 얘기가 아니며, 어디까지나 픽션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우리사회의 편가르기·패거리문화를 단적으로 웅변해주는 내용이어서 참고가 된다. 학교운영위원선출을 앞두고 교장·교감·각주임등 지도층은 '삐딱한 교사'가 선출돼서는 안되므로 교사 69명을 성분분석, 우리편(24명) 중간(12명) 저쪽편(33명)의 명단을 작성한다. 투표가 있기전 각종 인연을 총동원, 중간·저쪽편을 설득 공작한다. 고향선후배와 고교와 대학선후배등 인연의 그물을 던지는 것이다.
글쓴이는 거듭 교육현장의 '사실'이 아니고 꾸며낸 이야기임을 강조하고 있다. 혹시 교육계에 누(累)가 될까싶어서일 것이다.
*사회 망치는 3대인연
지방고교출신으로 소위 일류대학을 졸업, 행정고시에 합격했으나 '법대출신'이 아니란 이유로 체신부(현 정보통신부) 농림수산부로 떠돌아 다니다 외무부로 옮겼으나 그역시 '정통파'가 아니란이유등으로 연속적인 승진탈락끝에 이제 계급정년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사례들은 주변에서 너무 흔해빠져 예를 드는 자체가 진부하다. 우리가 언제쯤돼야 사회발전을 가로막고 부패의 밑거름이 되는 3대인연에서 과감히 뿌리쳐 나올 수 있을지 안타깝다.
정치권은 아직도 지역예속의 틀에서 뛰쳐나오지 못하고 있다. 어떤 야당인사는 지역감정의 피해자라고 말한다. 그보다는 지역을 담보로 한 수혜자라는 말에 수긍해야한다. 20세기를 마무리하고21세기를 맞게될 오늘 이 시점에 깨어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3대인연의 청산에 동의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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