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의체험기-해외여행 상담

"여행지 사전 기본공부는 필수" 여행사에 입사해 채 1년도 되지 않았을 무렵의 일이다. 한 중년부부가 사무실로 찾아와서 여름휴가를 이용해 유럽여행을 갈 계획을 상담해왔다. 그 당시만해도 해외여행의 주된 상품은 10일 이상의 일정이었다. 88년 올림픽이후 해외여행이 급속도로 확산되기전에는 여행의 내용보다 '얼마나 많은 나라를 다녀 왔느냐'가 주된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나 유럽 8개국 다녀왔어""동남아 4개국을 다녀왔는데 역시 싱가포르보다 태국이 더 좋았다"라고 말하는 것이 큰 자랑거리였기 때문. 따라서 한 국가라도 구석구석 알차게 보고 즐기는 여행이 아니라 그 나라의 수도를중심으로 주요관광지만 주마간산식으로 둘러보고 '다녀왔다'라는 증거로 증명사진(?)을 촬영하는정도가 초창기 해외여행의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이 중년부부도 일정이 다소 길어지더라도 많은 나라를 여행하는 상품을 찾고 있었다."유럽 8개국 12일 여행상품입니다" "이건 6개국이잖아요. 영국, 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 "그럴리가 없는데 자세히 한번 보세요" "아니 이 아저씨가! 분명히 6개국 밖에 없잖아요"나는 어이가 없었다. 8개국 일정중에는 리히텐슈타인이라는 나라와 이태리 로마내의 바티칸시국이 포함되어 있었던것이다. "여기도 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8개국입니다"라고 설명해 주었더니 중년부인은 일정표와 나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아니 이런 나라도 있어요"라는 것이었다.리히텐슈타인은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로 둘러쌓인 작은 나라며 우표와 '알프스 소녀 하이디'의 무대로 유명하다. 면적은 약 1백60㎢, 인구는 약 2만8천명 정도다. 이 나라의 역사는 1719년부터 시작되었고 국명은 현재의 군주가 리히텐슈타인성으로 주거지를 옮긴데서 비롯되었다.언어는 독일어가 공용어이고 영어와 불어도 통용된다. 경제적, 사회적으로 스위스와 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통화도 스위스 프랑을 사용한다. 국방, 외교상의 제반문제도 스위스 정부가 대행하고있다. 이 나라는 군대도 없고 약 50명의 경찰대가 치안을 담당하고 있을 뿐이다.이석훈(알파항공여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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