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통령 대선자금 대국민 담화

"정치개혁 좌절땐 중대결심"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30일 92년 대선자금과 관련해 "우리나라의 정당 운영과 선거운동의 관행에 비추어 정당을 가리지 않고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당시의 숨가쁜상황에서 사용한 모든 자금의 총규모나 내역을 5년가까이 지난 지금에 와서 가려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전10시 청와대에서 TV와 라디오로 생중계된 '정치개혁에 관해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국민담화를 발표, 이같이 밝히고 "이러한 선거풍토는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가려낼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빠짐없이 가려내 기탄없이 밝히고 싶은 것이나의 솔직한 심정"이라며 "언제라도 책임질 일이 있으면 결코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김대통령은 이어 "지금 우리 모두의 과제는 다시는 선거자금이 문제되지 않는 정치를 구현하는것"이라고 전제, "국가가 당면한 어려움을 진정으로 걱정한다면 이제 더이상의 소모적인 대선자금논쟁으로 나라를 표류시키는 일을 중지하길 바란다"고 정치권에 호소했다.

김대통령은 또 고비용 정치를 마감하고 투명하지 않은 돈이 정치권에 흘러드는 것을 이번 기회에제도적으로 막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 "만약 국가적 과제인 정치개혁이 정치권의 당리당략으로좌초된다면 불가피하게 중대한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김대통령은 담화에서 경제문제와 관련해 "불법자금이 지하에서 거래되는 것을 막고 금융기관의부실여신을 근원적으로 방지, 기업경영의 투명성 확보와 함께 지나친 차입경영을 제한하는 등 우리 경제구조를 바꾸는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지난 2월25일 취임4주년을 맞아 발표했던 한보사태 사과담화 이후 3개월만이다. 〈吳起煥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