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검찰이 밝혀낸 사교육비 실태

고액 과외를 부추기는 학원들의 비리가 3일 검찰에 적발되면서 가계수입만으론 도저히 감당할 수없는 우리사회의 사교육비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검찰 조사결과 대기업체 부장을 아버지로 둔 서울 강남지역 고교 3학년생인 A군의 경우 학원수강료와 과외교습비를 합해 한달 평균 3백30만원에 달하는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습학원 2곳에서 주5회 수강할 경우 국어.영어.수학및 과학탐구, 사회탐구등 3개 영역별로 각각40만~60만원씩 1백40만원이 드는데다 수학과목을 별도로 개인지도받는데 1백80만원, 독서실 비용월 10만원을 모두 포함한 비용이다.

그러나 A군의 경우가 결코 평균을 넘는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검찰 관계자는 "강남 지역 수험생들의 경우 학원 수업외에 최소한 두과목 이상을 개인지도를 받는 사례가 많았다" 면서 "월5백만원이 넘는 경우는 수두룩하고 심지어 1천만원 이상되는 사례도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남편의 월수입이 3백만원대인 40대 주부 이모씨는 ㅁ외국어고에 재학중인 아들이 종로학원 강사시절부터 명성을 날린 이순병씨(49.구속.대종학원 강사)로부터 주1회 3시간 짜리 수학과외를 받게 하기 위해 식당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가계수입 말고도 월80만원씩을 추가 충당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과다 비용의 지출로 말미암아 우리나라 사교육비 총규모는 지난해 교육부 전체예산 15조여원을 훨씬 상회하는 20조원에까지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사교육비에 대한 공식적인 수치로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낸 9조4천억원, 소비자 보호원이 낸11조9천억원이 있다.

사교육비 상승작용은 법정 수강료를 사실상 유명무실화시킨 일선학원들의 수강료 고액화 추세와맞물려 있다.

학원수강료는 시.도교육감이 조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하고 재정경제원과 사전협의까지 거치도록 돼 있으나 실제로 일선 학원들은 법정 수강료와는 별도로 각종 명목을 부가해 비싼 수강료를 받아내고 있다.

학원들은 교재채택비, 학생유치비 명목등으로 현직 교사들에게 정기적인 리베이트를 전달했는데강남지역 일부 학원들은 교사 1명당 한달에 7백만원 상당의 향응을제공하기까지 했다.사교육비 인플레이션은 돈벌이를 위해 학기중 퇴직하는 현직 교사 이탈현상을 부추기고 교사들에대한 과열 스카우트 경쟁을 불러일으키면서 '공교육 부실'로 이어지는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있다.

또 지난 95년 보습학원 시설기준 완화와 수강료 통보제등 학원관련규제가 완화되면서 소규모 학원들이 무차별 난립하는등 사교육 환경의 구조적인 모순점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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