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한 사랑'등 수십편 무대에" 연출가 박현순(38).
짧은 머리. 외모만큼이나 고집스럽게 '재미'있는 연극만을 생산한다. 그렇다고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가벼운 '재미'가 아니다. 웃음속에 사람 사는 냄새가 묻어있고 이웃들의 인간미가 배어 있다.웃음속의 진지함.
"관객이 연극을 보러오는 것은 문화욕구 충족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카타르시스를 위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 그가 '재미'있는 연극을 하는 이유. 단 절제있는 재미여야 한다는 것.그래서 극단 이름도 H. M. C (Human Musical Center)로 짓고 수십여편의 작품을 무대에 불살랐다. 대구의 연극팬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그의 연극을 보고 배꼽을 잡았을 '순례네 우화' '환타스틱' '몰래한 사랑…'.
그는 틈이 없는 안정된 연출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상복이 없다. 대구연극계에서는 이방인인 그에게 텃새가 작용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의 연극적 재미가 평가를 못받는 것일까."줄거리나 연출기법 중 최소한 하나는 재미있게 하는 것이 연출가의 역할"이라는 그는 "비극의대가인 셰익스피어는 희극의 대가이기도 하다"고 반문한다.
안양영화예술학교를 졸업하고 연기판에 뛰어든 그는 지난 86년 일본 유학준비중 대구공연에 나섰다가 흥행에 실패한 뒤 오기가 발동, 한 작품 더해 심판받아보겠다며 버틴 것이 어언 11년.대구에서 누구도 해보지 못한 대형뮤지컬을 만들어보겠다는 그는 자신을 도구로 무대위의 삶을살아가고 동시에 무대에서 삶을 생산해 낸다.
〈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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