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으로 꽃피운 예술" 경건한 믿음의 세계인 종교의 영역에도 예술은 찬란하다.
천주교회 장식. 얼핏 인테리어의 일종으로 속단하기 쉽지만 교회장식은 건축과 금속.유리공예, 조각, 회화등 모든 관련분야가 어우러져야만 이뤄지는, 엄연한 종교예술이다.
"교회장식이 개인의 전유물일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죠. 장식을 주문한 성직자와 교회설계자, 장식가의 호흡이 일치해야만 종교적 분위기에 걸맞은 예술품으로 빛을 발합니다"13년째 교회장식 작업에 전념해온 김효동씨(40). 전공은 구리(銅)를 주재료로 한 금속공예. 그러나작품에 담은 마음은 언제나 절대자를 향한 대화.
흔치않은 분야에 몸담은 만큼 김씨의 이력 또한 특이하다. 79년 경북공전 화공과를 졸업한 그는한때 '밥'을 해결하기 위해 컴퓨터 용역회사와 강원산업 전산실에서 3년 가량 근무했으나 지난85년 어느날 독일로 훌쩍 떠났다. 어학과 수학공부를 위한 유학길. 그러나 10년후 엉뚱하게도 금속공예가가 돼 돌아왔다.
"유학도중 독일에서 만난 외삼촌(김영환 몬시뇰.전 효가대 총장)의 권유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국내 천주교회가 팽창하고 있는 반면 교회장식물은 유럽에서 수입하는 판이니 교회장식 공부를 해볼 생각이 없냐는 말씀이셨죠"
6개월간의 고민. 독일 공예가 알프 토이펠 밑에서 6년간 금속공예 도제수업. 독일 하나우 국립예술학교에서의 교회장식 이론및 실기공부를 차례로 마친 김씨는 3년전 귀국, '배움'을 '실천'으로바꾸기 시작했다.
대구 중앙공원 뒤편의 대안성당, 경북 군위군 성 바오로 수녀원의 '피정의 집'내 경당, 수원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 구룡포 성당 등의 내부 장식과 경남 사천시 일대의 성상물 등이 모두 그의작품들이다.
"한치의 오차도 허용치않는 금속재질과의 호흡, 실수를 보완할 수 없는 데서 오는 적절한 긴장감이 작업의 활력소가 됩니다"
그는 작품의 영감을 얻기 위한 구상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나 자신의 것'을 버리는 대신 '하느님의 도구'로서 종교의 깊은 의미를 어떻게 작품에 담을 것인가 생각에 잠긴다. 일정한 양식을고수하는 교회장식이지만 작가로서의 개성을 무시할 순 없는 법. 묵상에 묵상을 거듭한다.대구에서 공예를 전공하지않은 까닭에 믿을만한 선.후배도 동료도 갖지못한 그에게도 외로움의이면에 몰래 감춰둔 남모르는 '꿈'이 있다.
"내년쯤 첫 개인전을 가질까 합니다. 교회장식이 단순한 '상품'이 아닌, 하나의 종교예술분야란점을 일반 시민들에게 각인시키고 싶습니다"
천주교 집안에서 자란 그 역시 천주교 신도(요셉)다. 독실한 신앙심과 교회사에 관한 지식, 금속공예가로서의 장인정신이 삼위일체를 이룰 때까지 그는 아마도 자신의 작업을 '천직'으로 여길것이 분명할 듯 싶다.
〈金辰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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