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홍콩 반환 카운트다운-(1)현재의 모습

'동방의 진주' 홍콩이 1백56년의 길고 긴 영국 식민지시대를 마감하고 오는 7월1일 중국으로 주권이 반환된다.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역사적인 홍콩 반환을 앞두고 홍콩의 현재와주권반환 과정, 향후 전망 등을 시리즈로 엮어본다.

중국 남부 광동성 동남부해안에 위치한 인구 6백30만의 작은 도시 홍콩. 제주도의 약 5분의 3밖에 안되는 면적(1천75㎢)에 고층빌딩이 빽빽이 들어서있는 이곳은 세계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싼최고 상업도시로 널리 알려져있다.

중국의 석학 임어당(林語堂)이 세계 문화창조의 근원지가 될 것이라고 예언할 정도로 '동방의 진주'로 불려온 홍콩은 원래 향(香)나무와 진주를 채집하는 작은 어촌에 불과했다. 그러나 1840년영국 제국주의가 일으킨 아편전쟁의 희생양으로 영국에 할양되면서 세계무대에 전면 등장하게 된다.

홍콩은 중국으로선 치욕적인 역사의 현장이었을뿐만 아니라 험난한 중국의 근현대사를 반영한다.19세기초 6천여명에 불과했던 홍콩의 인구가 크게 늘어난것도 정치적 격변을 겪을때마다 대륙의인구가 홍콩으로 대거 이주한 이유가 컸다.

손문(孫文)의 신해혁명(1911년), 일본의 중국침공때는 물론 대륙이 공산화된후에도 3차례의 대이주가 있었다. 이후 모택동(毛澤東) 사망과 개혁, 개방, 천안문사태(1989년)에 이르기까지 계속된이민의 물결은 홍콩의 경제성장에 견인차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990년대 들어 대륙의이민이 하루 1백50명으로 정식 승인됐음에도 불구, 그치지 않는 불법 이민은 지금도 홍콩의 현안으로 문제시되고 있다.

중국과 영국간의 홍콩 주권반환 협상은 1979년부터 활기를 띠기 시작, 1984년 빛을 보게 된다. 양국은 홍콩반환에 관한 공동성명을 통해 1997년 7월1일 홍콩주권을 반환하는 대신 향후 50년간 현재의 자본주의체제를 유지키로 합의한 것.

그러나 1992년 크리스 패튼총독이 부임한 이후 홍콩에 민주세력을 심어놓으려는 정치개혁이 강화됐고 이를 둘러싼 중국·영국간의 힘겨루기가 계속됐다.

1인당 국민소득 2만3천3백2달러(95년 기준)로 종주국인 영국을 제치고, 아시아에선 일본, 싱가포르에 이어 3위를 기록한 국제도시 홍콩. 아시아 제2의 금융시장과 세계 5대 주요 외환거래시장답게 세계 40개국의 1백57개 은행이 진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홍콩의 번영에는 자유로운 정보제공과 자유방임주의가 뒷받침이 되었다.

그러나 주권반환을 앞두고 중국의 입김은 벌써부터 거세게 불고 있다. '언론 천국'으로 자유를 누리던 신문, TV 등은 이미 중국을 의식, 중국과 홍콩의 장래에 대한 자극적인 보도를 자제하고 있다. 중국표준언어인 보통어(普通語)의 학습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반면 공식언어인 영어가 잘 통하지 않아 외국인들이 곤란을 겪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사회주의속의 자본주의'라는 초유의 시험대에 선 홍콩이 주권반환후 어떤 변화를 겪을지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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