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1-'교육방송'마저 非理있다니

사설학원들이 각종 비리로 검찰의 수사를 받더니 이번엔 교육방송(EBS)도 부정 부패의 온상이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당초 사교육비 절감차원에서 메스를 대기 시작한 것인데, 결국은 교육방송뿐만 아니라 감독기관인 교육부까지도 연루돼 있음이 수사과정서 밝혀지고 있다. 이는 정계·재계·관계가 통째로 국민들의 지탄이 됐던 한보·현철비리사건으로 국민불신의 한계점에 달한 시점이어서 '교육계 너마저…'라는 허탈과 분노를 불러 일으키게 된 것이다.

EBS의 기능은 나름대로 긍정적이었다. 배울 기회를 놓친 사람들이 뒤늦게 나마 향학열을 불태울수 있었고, 높은 과외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자리잡아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EBS운영은 또 다른 고액과외를 부추기는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니 아이러니도 이만저만이 아니다.EBS의 비리는 첫째 방송교재채택에서 시작됐다. 방송에 나가는 교재가 잘 팔릴 것은 불문가지다.따라서 방송교재의 집필진이 되는 것은 유명저자가 되는 지름길이 될 수밖에 없다. 다음은 출연강사 선정문제다. EBS강사는 명강사가 되고 그 강사의 과외비는 천정부지로 뛰게 마련이다. EBS강사라면 학부모들이 서로 모시려고 했던 점도 과외비 인상을 부채질하는 결과가 된 것이다.교재의 필진·교재·출연강사선정에 뇌물이 오가지 않을 수 없었다. EBS의 핵심 주요간부들이 구속된 사실은 그동안 교육방송의 사회기여에만 관심을 기울이며 그 은밀한 부정거래의 내막에 대해선 까마득히 몰랐던 국민들을 우롱한 것이나 다름없다.

검찰은 EBS교재의 시장규모는 50억원정도로 보고 있으나 실제로는 200억원이상 된다는 추정도없지않다. 전파매체를 통한 배움의 길에서까지 뒷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이 통탄스러울 뿐이다.로비에 의해 필자·교재·출연인사가 결정된다는 것은 시장경제원리에도 맞지 않을뿐아니라 결국은 악화가 양화를 내쫓는 현상을 빚어 실력있는 필진·알찬교재·능력있는 출연강사의 활동영역이 봉쇄돼온 것이나 다름없다. 교재 한권을 만드는데는 '가위와 풀만 있으면 된다'는 비아냥이 없지 않았다. 이책 저책의 몇개 부분을 오려내서 적당히 풀로 붙이면 된다는, 어처구니없는 얘기다.검찰은 앞으로 EBS비리와 연관된 교육부의 관계자들도 소환, 적극 수사한다는 방침이라고 한다.사설학원등 사회교육기관과도 유착됐을 공직자가 있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교육계에 얽힌 비리의 뿌리를 캐냄으로써 밝고 건강한 사회로 가도록 해야겠다. 연관된 일선교사들도 징계등 가벼운처벌에 안도하지 말고 맹성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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