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무심히 지나치던 길목에서 등교길에 꽃을 팔고 있는 할머니와 마주쳤다. 별다른 의미없이쳐다본 할머니는 이마에 깊게 패인 주름살이 흘러간 세월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서양에서는 좋은 일이나 남의 집을 방문할 때는 꽃송이를 들고 가는 것이 그들의 문화다. 그래서꽃을 선물하거나 받는 것은 의미아닌 의미를 담고 있으며 꽃을 매개로 하여 대인관계가 원만해지며 꽃의 향기가 마음의 향기로 옮겨지기도 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서도 특히 젊은이들 가운데는 꽃선물을 하는 것이 자연스런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꽃을 사는 손길도 아름답고 꽃을 받는 마음도 기쁘고 감사하기 그지없다. 한송이 꽃망울 속에 인정이라는 영롱한 삶의 희망이 들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무슨 명제처럼 들려질지 모르지만 꽃은 꽃 자체일 때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꽃이 의미하는 아름다움은 그 순수함에 있는 것이다. 꽃이 생활의 방편이 되어 수단이나 목적으로만 생각되어진다면원래의 순수성은 퇴색하고 만다.
오늘 아침 우연히 마주친 할머니의 삶에 지친 모습은 꽃의 아름다움에 상징되는 희망보다는 삶의한 방편을 수행하는 모습으로 다가왔다. 꽃과 꽃파는 사람은 동일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리라는상상이 하나의 바람으로 생각을 접고 말았다.
오늘 이 순간에도 우리 마음은 삶에 지쳐 꽃을 꽃으로 보지 못하고 생계수단만으로 생각하며 삶의 고랑을 더욱 깊게 핀 본래의 의미를 상실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할머니의움푹 패인 양볼이 유난스레 두드러져 보인 것을 상기하며, 생활속에 때 묻은 자신을 반성하고 연초에 먹은 마음을 다시 한번 일깨워 우리들에게 베풀어진 이 모든 것에 감사와 겸허함을 지니고살아갈 것을 스스로에게 약속하며 새로운 한 달을 기약해 보고 싶다.
〈대구상서여상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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