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보보다 연극양식 변화 큰 반향

"멀티미디어 공연 선구자" 멀티미디어 공연의 선구자 요셉 스보보다(Josef Svoboda)의 공연양식이 전 세계 연극공연에 큰영향을 끼치고 있다.

체코의 연출가이자 무대디자이너인 스보보다의 작업은 연극에 영상이라는 미디어를 접합시켜 관객으로 하여금 특수한 체험을 경험토록 하는 것이지만 단순히 영상이 배경적 역할만을 담당했던키노 드라마(kino-drama)와는 다르다.

그의 영향을 받아 '미스 사이공'에서는 탱크가 등장하고 헬기가 무대위를 날아간다. '캣츠'에서는원형의 모형타이어가 공중으로 상승하기도 하고 '오페라 유령'에서는 무대 뒷공간에 매달린 거대한 샹들리에가 일순간 떨어진다.

그는 다양한 장면을 동시에 보여주는 다중스크린과 무대상의 배우와 영상속의 배우를 결합시킨다. 지난해 대구에서 공연됐던 환 퍼포먼스의 '고래사냥'에서도 이러한 기법이 사용됐다.스보보다는 '디 괴터 데메룽' 등에서 투영필름과 입체 음향, 환등기와 이동스크린, 이동용 기계장치 등 멀티미디어를 활용, 막과 암전에 의존했던 기존의 양식과는 달리 시·공간의 즉각적인 변화로 극적효과를 극대화시켰다.

그는 관객들이 더 이상 질서정연한 전개와 단일한 초점을 요구하지도 않으며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다는 데 주목하고 멀티미디어 공연을 도입했다. 특히 연극에 있어서 공연속도가빨라짐으로써 관객들은 완만한 속도로 진행되는 것을 지루하게 여기게 된다는 것이다.스보보다의 작품은 영상을 통해 인물의 심리상태까지 표현하는데 위기나 격정적인 순간에 직면하면 얼굴을 클로즈업 하여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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