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가 불황으로 인한 재고누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판에 삼성자동차의 자동차산업 구조조정과 관련된 보고서가 업계전체를 발칵 뒤집어놓은 이른바 '자동차전쟁'으로 비화되는 모습은볼썽사납다. 우리의 주력수출품목인 자동차산업은 벌써부터 내수시장과 수출시장에서 국내업체끼리의 과잉경쟁으로 경영이 악화되는 상황을 맞았고 이같은 경쟁양상이 드디어 업계간의 추악한치고받기식 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의 발단은 삼성측이 '국내자동차산업의 구조재편의 필요성과 정부의 지원방안'이란 제목의보고서에서 기아차와 쌍용차의 인수합병을 강조한데서 비롯됐다. 이 보고서는 "향후 기아자동차는 성장한계에 직면하며 쌍용자동차는 독자적으로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힘들다"면서 "일부 부실자동차기업의 경영지원을 성장가능성이 높고 그룹경영이 안정된 업체로 집중하는 선행적 대응이요구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에 대해 기아측은 검찰 악성루머단속반에 삼성을 고발조치하고 기존자동차업계는 삼성의 공개사과및 재발방지약속을 요구하고 삼성의 승용차생산허가당시 각서이행여부를 문제삼고 나선 것이다.
이같은 논란과 시비에서 우리는 업계내의 어느편을 들고자하는 생각은 없다. 그러나 우리경제가위기에 직면해있고 주력수출업종인 자동차업계의 경쟁력이 약화된 이 시기에 업계가 공정하고 합리적 경쟁력향상의 노력보다 부도덕한 싸움으로 치닫는 사태에 대한 우려와 함께 건전한 자세를가질 것을 촉구코자 하는 것이다. 삼성이 자동차업계의 과잉중복투자로 인한 과당경쟁이 자동차산업쇠퇴의 원인이 되고 따라서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필요성이 있음을 주장한 것에 대해 부정적입장은 아니다. 설사 그같은 원인진단과 처방이 옳다해도 삼성만은 그같은 논리의 주장을 하기에는 적절치 못한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과잉투자문제는 이미 삼성그룹이 자동차업계에 진출할때부터 기존업계에서 그같은 주장을 들어 반대했었고 그때 삼성은 개방과 자율의 논리로 허가를 받아냈기 때문이다. 그럴뿐아니라 삼성자동차가 아직 본격생산과 출시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과잉문제로 합병인수까지 들고 나온다는 것은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더욱이 업계가 루머로시달리는 시기에 굴지의 재벌이 다른 기업에 이같은 경영부실을 지적하고 나선 것은 부도덕하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삼성이 이 보고서를 한 직원차원에서 만든 내부문건이라 발뺌하고 있지만 이미 그 복사본이 외부로 나돌아 말썽이 된이상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삼성의 공정한 경쟁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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