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지난해 강릉무장공비 소탕작전에 투입됐던 군장병들의 희생은 의외로 많았다. 막강한 전투력을갖춘 완벽한 힘의 집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군(軍)이란 개념에 대한 국민들의 고정관념을 여지없이 깨뜨렸다. 이른바 신세대장병들이 과연 우리 국방을 책임지고 맡을수 있을지 회의감마저 들정도로 많은 문제점들을 노출시켰다. 이는 군지휘관들의 지휘체계의 문제점까지 제기되면서 강군(强軍)으로 거듭 태어나게 하는 여러가지 제도적보완을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온나라를 시끄럽게 했던 한총련의 과격폭력시위 진압에 참가했던 울산의 한 의경(義警)이 귀대후 화염병과 쇠파이프가 난무하는 시위공포에 질려 자살을 기도한 사건은 실로 충격적이다. 우리의 치안질서를책임지고 있는 공권력의 허약한 단면을 보여준 것 같아 국민들은 연민과 불안을 함께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대학1년 휴학중 의경에 지원한지 얼마안돼 동료나 다름없는 대학생들의 시위를 진압해야하는 반대편에 서서 현장체험을 한 그 의경에겐 바로 전쟁의 공포를 느끼게 한 것이다. 동료전경이 죽고 수많은 부상자가 속출하는 전쟁과 같은 상황을 앞으로도 계속 치러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지레 겁을 내 죽음을 택했다니 우리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과정이 어떠하든국가공권력이 이렇게 나약하면 정말 큰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국민들은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각종범죄에 무력해지는 공권력에 불안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마당이다. 이번 의경자살기도사건은폭력살상집단으로 변신한 한총련에 대한 대책도 문제지만 그에앞서 우리 공권력의 명실상부한 위상확보를 위한 근원적인 대책마련의 계기로 삼아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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