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을 기르는 집에서는 가족끼리 또는 이웃과 다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개나 고양이와 같은 애완동물은 배설물을 아무데서나 깔겨 비위생적인데다 이웃집 눈치도 살펴야 한다.앞으로는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게 될 것같다. 개나 고양이 못지 않게 귀엽지만 말썽을 피우지 않는 사이버 애완동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이버 애완동물은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먹고 자고 자라고 새끼를 친다. 컴퓨터 안에서만 생존한다는 점이 다를뿐 주인의 사랑과 보살핌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는 애완동물과 똑 같다.유럽과 미국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노른(Norn)은 인공지능을 가진 사이버 애완동물. 영국의 사이버라이프테크놀러지사가 게임형태로 개발한 이 디지털 생명체가 사는 곳은 알비아라 불리는 가상의 숲속이다.
주인이 부화장에서 계란을 선택해 인큐베이터에 넣는 것으로 노른 키우기 게임은 시작된다. 노른은 디지털 유전형질(DNA)을 갖고 있어 일반 동물의 행동 특성을 나타낸다. 자기 보호를 위한 본능적 행동방식을 갖고 있으며 주변 물체에 호기심을 보이고 때로는 장난감을 갖고 놀기도 한다.노른은 단순한 언어를 학습할 수 있는 기본적인 지능을 갖추고 있다. 주변에 있는 물체의 이름을기억할 뿐 아니라 '볼을 밀어라' '레몬을 먹어라'등 간단한 명령을 알아 듣는다.그렇다고 노른이 주인의 명령대로만 행동하지는 않는다. 주인은 좋은 행동을 할때는 칭찬으로, 파괴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때리거나 훈계로 교육시킬 수 있을 뿐 행동을 통제할 수는 없다.노른의 평균수명은 10~15시간. 주인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면 제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일찍 죽지만 제대로 성장하면 노른은 수백마리의 새끼를 쳐 주인을 기쁘게 한다. 주인은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애완동물시장에 새끼를 내다팔 수도 있다.
노른이 동물의 성장을 흉내낸 가상동물이라면 미 푸지츄 인터액티브사가 지난 4월 공개한 핀핀(FinFin)은 날개를 단 귀여운 돌고래 모습을 하고 있다. 노른이 동물의 성장과정을 흉내낸 게임이라면 핀핀은 주인과 정서적 감정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사이버 애완동물이다. 주인의 가르침을 받으며 핀핀은 호감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가게 된다.
먹고 배설하는 신진대사, 생존을 위한 본능, 종족 번식 능력, 질병에 대한 면역체계등 생명체의기본적인 속성을 모두 갖고 있는 사이버 애완동물.
디지털 유전형질을 갖고 태어나 성장하는 디지털 생명체를 새로운 형태의 생명체로 받아 들일 수있을까. 생물학자들은 "사이버 애완동물이 아주 흥미로운 방식으로 인간과 상호작용하지만 그것은 생명체라기 보다는 컴퓨터프로그램이 만들어 낸 기막힌 환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李鍾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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