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성인남자 엄지손톱만큼 큰 우박이 30분이상 쏟아진 영주시 안정면 내줄리의 논과밭은 말 그대로 '쑥대밭'이었다.
열매와 줄기·잎이 따로 나뒹구는 수박밭, 나무에 겨우 달려있지만 '온몸'에 멍이 든 사과, 찢어진 벼잎사귀….
이 마을 유창환씨(46·내줄리 278)는 1포기당 3백원을 주고 산 수박모종 2천포기를 9백여평의 밭에 심었으나 이날 우박으로 아무 것도 건질게 없게 됐다. 대신 심을 마땅한 작목도 없다.생활보호대상자에서 벗어나고자 어린 자녀들과 떨어져 혼자 사과밭을 돌봐온 양기수씨(46)는 한숨만 내쉰다. 여기저기서 빌린 4백70만원으로 임대받은 사과밭 4천5백평이 '납품사과'로도 못쓸정도로 엉망이 돼 그간의 영농비까지 빚만 1천여만원으로 늘었다.
고추와 참깨·약초등을 심은 다른 마을 사람들의 사정도 마찬가지.
올들어 영주·봉화지역에는 우박이 세차례나 내렸다. 농작물 피해면적만도 2천㏊에 달한다.이처럼 우박등 자연재해로 농사를 모두 망쳐도 정부의 지원은 고작 1㏊당 2백만원에도 못미친다.그 '쥐꼬리만한' 지원도 즉시 이뤄지는게 아니고 수확기인 9월이나 10월쯤에나 이뤄질 전망이어서 농민들의 애간장을 태운다.
지난달 19일 우박으로 사과밭을 거의 망쳐버린 김성연씨(65·여·영주시 풍기읍 전구1리)는 "읍사무소 직원이 피해조사를 하고 갔지만 소식이 없어, 정신장애로 집에서 요양하고 있는 아들(36)과 먹고 살 일이 막막하다"며 눈물짓는다.
〈영주·봉화 宋回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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