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역사발전은 더디지만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된 것은 다행이다. 판.검사가 재직중, 또는 퇴직후 법조계의 부조리를 사회에 고발하는 글을 쓰면 힘이 있다. 의사도 의료계의 지저분한 내부의 실상을 폭로하면 그 역시 힘이 있다. 어느 직종 종사자이든, 그 직종 내부의 비리와부정을 들춰 내 사회에 고발하면 설득력에 큰 무게가 실리는 법이다. 현직 서울대 교수가 서울대의 오만(傲慢)이 우리 교육을 망치고 있다고 주장한 대목은 많은 공감을 얻을 만하다. 다른 대학교수가 서울대의 입시정책의 오만함이 교육을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면 큰 싸움날 일이지만,그 대학에 몸담고 있는 교수가 내부의 입시정책을 신랄히 비판하고 나오자 용기있는 행동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듯하다. 서울대 경제학부 이준구교수는 교지(敎誌)에 기고한 '우리교육 되살릴수 없을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서울대는 입시제도 하나를 바꿈으로써 우리나라 중.고교 교육을 완전히 뒤바꿀 수 있다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교수는 서울대가 입시정책에서 제2외국어 어느하나를 넣었다 뺐다함으로써 고교교육에 혼선을 주고 있는 사례를 들고 있다. "학벌주의등 사회적 요인을 외면한채 대입제도개선만으로 과열교육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믿는 교육개혁방식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교수는 캠퍼스에서 침을 뱉고 담배꽁초를 버리면서도 태연한 표정을 짓는 학생을 보고 절망감을 느낀다고 했다. 말로만 '전인(全人)교육'을 외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이교수가 지적한대로 학벌주의를 타파, 학교교육을 정상화시키려면 지도층의 행동이 있어야 한다. '서울대 안보내기 운동'같은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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