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河水不犯井水: 강물(중국)은 우물물(홍콩)을 침범하지 않는다"
강택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말 홍콩특별행정구 수반으로 당선된 동건화(董建華) 초대행정장관에게 한 말이다. 사회주의 중국은 주권반환후 50년간 홍콩에 자본주의와 자치를 보장한다는 '1국가 2체제'의 보증각서인 셈이었다.
세계 어디서도 시험해보지 못한 '사회주의속의 자본주의' 이론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과연 '港人治港: 홍콩인이 홍콩을 다스린다' 원칙은 제대로 지켜질 것인가.
벌써부터 대내외적으로 시련에 부딪친 동건화의 처지에서 이 문제가 쉽지않음을 엿볼 수 있다.그는 자신이 주권반환후 홍콩특구 정부의 각료로 유임시킨 현 정청 각료들과 공안조례(公安條例)등의 문제로 마찰을 빚어왔다. 수석각료인 진방안생 포정사(陳方安生 布政司)는 최근 "양심에 어긋나는 정책 수행 압력을 받을 경우 주저없이 사임하겠다"고 말해 동건화와의 불협화음을 드러냈다.
민주세력들로부터 홍콩 주민의 이익을 외면하고 중국측의 노선을 따르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동건화는 대외적으로도 그리 편치 못하다. 7월1일 주권반환식에 참석하는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블레어 영국 총리 등 서방 지도자들이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는 임시 입법회의 의원들의 취임선서식에 불참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사실상 임명한 임시 입법회의와지난 95년 홍콩에서 민선으로 구성된 현 입법국간의 갈등은 외교적 마찰로 번져 주권반환의 경축분위기를 흐리고 있다.
홍콩의 장래에 대한 전망은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린다. 사사건건 중국의 개입과 부정부패의 전염, 공무원제도의 중립성 붕괴, 지나친 권력 분산 등은 비관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 신화사 홍콩분사,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 등 중국에서 파견된 실세들이 홍콩 통치에 미칠 영향력도 간과할수없다.
반면 동건화가 행정수완을 발휘, 점진적으로 민주화와 인권 등을 보장하려할 경우 중국이 이를허용하지 않겠느냐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경제에 관한 낙관은 홍콩의 장래를 밝게 하고 있다.
최소한 단기적으로 향후 5~6년간 경제전망이 낙관적인 것은 홍콩의 지속적인 안정과 번영을 지상과제로 삼고 있는 중국 지도층의 정책적 의지때문. 중국 경제와 직결돼있는 홍콩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 중국 당국은 1천2백억달러의 외환보유고중 3백억달러를 홍콩 외환 안정기금으로, 30억달러를 증시안정기금으로 각각 준비해두는 등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미 홍콩에서 적극적인 사업 확대로 영국 자본을 앞선 화교재벌들은 홍콩반환을 계기로 중국 대륙에 본격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등 홍콩과 중국의 경제적 장래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식민지 경영의 상징인 자딘 메테슨사를 비롯한 영국자본들도 홍콩에서 철수키로했던 종전의 경영전략을 변경, 홍콩과 중국에서 사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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