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2-신한국당의 경선추태

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의 이전투구식 분위기는 국민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하다. 점잖은 경선 주자들끼리 당총재인 대통령 앞에서 이(李)대표의 사퇴 문제를 두고 고성으로 옥신각신하더니 이수성(李壽成)고문이 탈당을 거론하는 한편으로 이홍구(李洪九)고문은 "지금은 나를 필요로 하는 시점이 아닌것 같다"며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정발협이니 나라회니하면서 만든 당내당(黨內黨)의 파벌이 제각기 민주계, 민정계등의 구연(舊緣)에 따라 모임을 만들고 전국을 대상으로 세(勢)몰이에 영일이 없다. 이러한 분위기속에서 대선후보로 꼽히는 이른바 7용(龍)들은 나날이 이합집산(離合集散)이요 합종연횡으로 공동전선을 구축했는가하면 갈라서기가 밥먹듯하니 이 나라를 이끌어 나가는 여당의 이러한 모습에서 우리는 허탈감을 느낀다.

어떤 선거이든간에 그 주자들이 과열되면 학연, 지연, 혈연의 패거리 정치와 돈거래 대선후 보장등 추잡한 정치가 만연될 수 밖에 없기때문에 우리는 상식을 벗어난 여당의 후보경선을 우려할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 여당은 집권당인 한편으로 여야 모든 정당의 규범이 된다는 측면 또한 간과할 수 없는 것이다. 다시말해 여당의 일거일동(一擧一動)이 정치활동의모범이 되기때문에 여당의 경선 추태는 지탄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한 것이다.

알려진 바로는 현재의 7용(龍)들이 제각각 자신의 지역 연고와 학연등으로 나눠 세 몰이에 한창인가 하면 일부 대의원들 또한 지역 정서에 호응해서 지연이 닿는 후보를 밀 것이라니 이야말로우리가 그토록 타기(唾棄)해온 지역주의와 무엇이 다르다고 할 것인지 모르겠다. 더구나 신한국당의 7용 가운데 세(勢)가 떨어진 일부 후보들이 사퇴는 커녕 일전불사를 외치며 끝까지 버티고 있는 것은 무슨 연유인지 납득키 힘들다. 혹시 과거처럼 끝까지 버티다 '킹메이커'로 담합, 대선후를 보장받으려는 것이나 아닌지 구태의연한 것만 같아 답답하다. 우리가 이런 와중에서 "내가 나설때가 아니라"면서 선선히 후보자리를 떠난 이홍구고문의 처신에 신선감을 느끼는 것도 구태의연한 정치 행태를 박차버린 그 용기때문인 것이다.

우리는 금년말 대선을 깨끗하게 치름으로써 정치개혁을 정착시킬 수 있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그리고 깨끗한 대선 풍토조성여부는 신한국당 후보경선 과정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다고 볼수있다. 때문에 지금같은 여당의 경선 분위기가 계속되어서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경우 여당이선거에 이긴다고 보장할수 없을 뿐더러 자칫 선거 망국론까지 나올수 있음을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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