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김종필총재의 거짓말

정치인의 거짓말은 필요악인가, 아니면 자기변명에 불과한가.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가 18, 19일 이틀동안 대구를 방문했다. 김총재방문은 자민련대구시지부정기대회에 참석해 대구껴안기에 나섰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김총재는 방문기간중거짓말을 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기자는 김총재에게 대구시지부정기대회에 불참한 박준규(朴浚圭)최고고문과의 불화설을 물어봤다.김총재는 "그런것 없어요.(박고문이) 몸이 좀 좋지 않은 모양인데…"라고 했다.박고문이 김총재의 처사에 반발, 지난해 9월이후 당사에 출근하지도 않은채 당무거부를 하고 있는 것은 정치권에서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김총재는 박고문의 불참을 '몸상태'때문이라고 했다.

박고문측에 전화를 걸었다. "몸이 좋지 않다는게 사실입니까" 박고문측은 펄쩍 뛰었다. "김총재가 최근 TV토론에서도 박고문의 당무거부를 '지병때문'이라고 거짓말을 하더니 이번에 또다시…"

물론 김총재가 자민련을 함께 창당한 박고문과의 불화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을지 모른다. 김총재가 TK원로인 박고문조차 끌어안지 못하면서 대권도전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 싫었기 때문이리라. 또 70세 넘은 두 노정객의 케케묵은 감정싸움일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의 거짓말은 사소한 것이나마 깨끗하고 정직한 정치인을 요구하는 시대정신에 크게 배치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자민련내 일부 의원들이 주류측의 독주, 맹목적 충성, 권위주의등을 끊임없이 지적해온 것을 생각한다면 김총재의 거짓말은 그냥 넘길수 있는 문제는 아닌것 같다.

〈朴炳宣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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