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액션·폭력…같지만 다른 영화

"'머홀랜드 폴스' '셋 잇 오프'" 총에는 두가지가 있다. 권력이 주는 총과 권력에 항거하는 총.

'머홀랜드 폴스'의 LA 특수수사대가 든 총과 '셋 잇 오프'의 흑인빈민 여자가 든 총은 이렇게 나뉜다. '머홀랜드 폴스'는 총과 권력을 가진 4명의 백인 경찰이 주인공이고 '셋 잇 오프'는 성 계급 인종문제에서 항상 하위에 머물던 4명의 흑인 여성이 주인공이다. 합법적인 경찰과 불법 갱스터.

'머홀랜드 폴스'는 LA의 폭력조직을 힘으로 응징하는 특수수사대의 활약을 그린 범죄영화다. 이들의 정의는 법이 아니라 힘이다. 영장도 없이 범죄자를 끌어내 절벽인 머홀랜드 폴스에 밀어버린다. 죽어도 그만이고 살더라도 더 이상 범죄를 저지를수 없으니 좋다. 어느날 온몸이 바스러진여인의 시체가 발견된다. 리더인 후버(닉 놀테)의 정부. 후버는 진상을 캐내다 그 뒤에 엄청난 정부조직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부정과 폭력, 살인, 음모, 섹스. 모든 것이 힘에 의해 결정되는 남성들의 세계. 힘이 넘친다. 닉 놀테의 폭군이미지에 '전사의 후예'에 이어 호주감독 리 타마호리가 그려내는 다이내믹한 '주먹질'이 사실감을 더한다.

'머홀랜드 폴스'가 철저한 남성의 세계, 힘을 즐기는 '카우보이'들의 이야기라면 '셋 잇 오프'는절망과 분노에 찬 4명의 흑인 여성이 벌이는 갱스터영화다. 이들이 인생의 탈출구를 찾아 은행을털려고 총을 든다.

LA 흑인 게토지역에서 자매처럼 커온 네명의 여성. 은행강도와 내통했다는 의심을 받고 해고된은행창구 직원 프랭키, 남동생을 경찰의 오인 사격으로 잃은 스토니, 터프한 레즈비언 클레오, 돈이 없어 아들을 아동보호국에 빼앗긴 티션. 돈 힘 직업없이 야간 청소일이나 하던 이들이 은행을턴다. 단 한번이던 약속은 깨지고 급기야 연방은행까지 터는 전문 4인조 은행강도가 된다. 사건은걷잡을수 없이 커지고 결국은 경찰의 맹추격을 받는다.

'셋 잇 오프'는 액션·갱스터·느와르·여성주의·인종차별·사회고발등이 교묘히 녹아 든 오락영화다. '머홀랜드 폴스'의 멜라니 그리피스와 제니퍼 코넬리가 남성과 권력에 의해 희생되는 연약한 백인여성인 것과 달리, 끝까지 타협하지 않는 전사의 모습을 하는 것이 자못 비장하다. 감독은 27세 뮤직비디오감독 출신 게리 그레이. '너티 프로세서'의 제이다 핑켓(스토니), 여성운동가이자 랩댄스 가수 퀸 라티파(클레오)가 주연을 맡아 호연한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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