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미관 갈수록 '살풍경'

"대구가 삭막하다"

하루 수만대의 차량이 오가는 신천대로의 옹벽은 온통 회색 시멘트. 외국처럼 타일을 이용해 벽화를 조형하는 것이 대구에는 왜 안되는 것일까. 신천대로의 고가도로 교각도 마찬가지. 신천이라는 주위 환경도 고려치 않은 채 기둥만 우뚝 세워놓아 살벌하기까지 하다.

가로수는 싹둑싹둑 잘라 햇볕조차 가려주지 못한다. 외국처럼 아름드리 나무로된 운치있는 길은대구에서 영원히 볼 수 없을 것인가.

시민들의 인기를 끌만한 공원이 없다는 것도 문제. 전문가들은 대구의 공원숫자나 면적은 타도시에 비해 떨어지지 않으나 접근성이나 가시성이 뒤진다고 지적한다.

신천은 신천대로때문에 접근이 어렵다. 동안도로가 완성되면 둔치에 내려가 쉬는 것이 더욱 어렵게된다. 앞산역시 대형아파트 건축에다 순환도로 개통으로 자꾸만 먼산이 되고 있다.대구대 김헌배교수(42·조경학과)는 "부산시가 수영강 양쪽에 도시고속도로를 내려 했을때 시민단체들의 거센반발로 일부노선이 지하화됐다"고 환기했다.

도심이 싫어 시외곽의 산을 찾는 시민들은 그곳에서도 낭패감에 빠진다. 어딜가도 '취사금지' '쓰레기 엄금' '산불방지' '주차금지' 등의 고압적인 표지판 뿐. 게다가 앞산공원 등 일부 등산로는산중턱까지 시멘트로 포장돼 있어 흙을 밟으러 온 등산객들은 불평을 하기 일쑤다."시예산의 한계로 조경을 중시한 도시계획은 무립니다". 대구시 도시계획과 정영봉계장(50)의 실토는 이 여름 대구시민을 더욱 무덥게 한다.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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