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와 황토만 널려있는 벌판에 돌을 둥그렇게 쌓고 그 위에 비닐을 덮은 움막, 주위의 시선을아랑곳 않은채 이를 잡는 여인, 새로 만든 듯한 여러개의 무덤, 여기저기 쓰러져 누워있는 사람들….
전염병과 빈곤에 찌들린 아프리카 어느 나라를 연상시키게 하는 이 장면은 다름아닌 북한주민들의 모습이다.
KBS의 '일요스페셜'팀이 북한을 자주 드나드는 조선족에게 카메라를 맡겨 촬영하고 19일 밤'KBS 뉴스 9'을 통해 잠시 보여준 이 장면에는 수해와 극심한 식량난으로 고통을 받는 북한주민들의 처참한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촬영된 것만으로 보면 북한 이재민들이 사는 토굴 모습은 문명의 혜택을 전혀받지 못한 석기시대사람들의 생활을 연상하게 한다.
수마가 훑고 지나간 듯 황폐한 벌판에 군데 군데 구덩이를 파고 그 둘레로 바람을 막기 위해 돌을 둘러쌓은 토굴. 빈민들의 거주지인 셈이다. 그 위에 헝겁과 비닐조각으로 흔적을 남기기는 했지만 '사람 살 곳'이 못되기는 마찬가지다.
'일요스페셜'팀의 신동환 PD는 이 토굴과 관련, "정치범 수용소일 것이라는 추측도 해 보았으나북한 전문가들과 함께 필름을 자세히 분석한 결과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수재민으로 추정되는 북한 빈민들이 식량을 찾아 헤매다가 서해안 일대에 임시로 거주하게 된 지역일 것"이라고말했다.
귀순학생 윤웅씨도 "대학생들이 노력지원을 나온 것으로 보아 정치범 수용소는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맨땅에서 아이를 재우는 할머니의 모습과 여러명의 장정들이 시신을 파묻기 위해 땅을 파는 모습이 있는가 하면 그 부근에는 파묻은지 얼마 안됐는지 누런 황토빛 무덤들이 곳곳에 보였다.또 북한 자강도 혜산지역 압록강가에 나와 있는 북한주민들을 북한쪽에서 망원렌즈로 잡은 장면도 방영됐다.
옷을 벗어 이를 잡는 한 여인의 모습은 6·25 전쟁 직후 황폐할대로 황폐해진 생활을 상기시켰다. 또 굶주림을 못참아 엄마품을 파고 드는 젖먹이와 아기를 끌어안고 괴로워하는 엄마의 안타까운 모습도 잡혔다. 곧이어 이 엄마는 소화조차 되지 못한 풀죽을 꺼욱꺼욱 토해내기도 했다.수 명의 어린이들이 고기를 잡기 위해 강가로 몰려나오는 장면도 보였다.
장윤택 '일요스페셜' 담당주간은 "KBS 특별취재팀이 중국과 북한의 접경지역에서 52일동안 머물며 조선족 등의 협조를 받아 촬영했다"면서 "식량난에 고통받는 주민들의 실상이 잘 나타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식량사정을 상세하게 담은 전체 촬영분은 22일 밤 8시 1TV '일요스페셜' 시간에 방송된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