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광주에서 회동한 DJ와 JP의 표정은 엇갈렸다. 김대중(金大中)총재를 비롯, 국민회의측은 이날 만남을 후보단일화를 성사시키기 위한 일대 진전으로 평가하는등 사뭇 고무됐다. 한 술 더 떠단일화협상에 들어가기 전인데도 불구, 단일후보는 당연히 자신들 몫이라고 앞질러 가는 분위기였다. 현지 언론들도 이에 편승, DJ가 대선승리를 위해 내각제를 자민련측에 양보해 줄 것이라는식으로 거들었다. 당연히 김종필(金鍾泌)총재를 포함, 자민련측은 떨떠름해 했다. 내각제를 먼저수용한 뒤에나 단일화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자신들 주장과의 괴리감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던것이다.
국민회의 김인곤의원의 고희연 등을 계기로 이뤄진 이날 만남은 결국 "자민련 전당대회가 끝난이후인 내달부터 협상을 공식화한다","단일화가 국민적 여망인만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는식의 원론적인 수준이상의 합의는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대변하는 압권은 오전에 열린 광주대 재단창립기념식 행사에서의 양김총재 축사였다.
김종필총재는 이 대학 재단이사장인 김의원과 자신과의 30여년간의 개인적 인연을 회고하면서 교육자로서의 경력을 소개한뒤 찬사를 보내는데 중점을 뒀다. 반면 후보단일화 문제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김대중총재는 축사 모두에 잠깐 김의원 경력 등을 소개한뒤 애써 참아왔다는 듯한 표정으로 단일화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광주행 비행기속에서 JP와 나란히 않아 나눈 얘기라고전제한 뒤"내달부터 협상을 공식화하고 단일화를 반드시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합의된'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내용은 사실상 이미 알려졌던 내용으로, 합의라고 표현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구태여 의미를 붙인다면 양당총재간에 재확인했다는 점일것이다.
기념식에 앞서 양당 총재는 재단이사장실에서 10여분간 단독회동,일순간 취재진을 긴장시키기도했다. 그러나 이는 함께하기로 한 오찬이 JP측에서 자민련 광주 전남지구당위원장들과의 간담회를 이유로 취소하겠다고 통보해옴에 따라 갑작스레 국민회의측에 의해'연출'됐다. 가뜩이나 비관적인 후보단일화에 대한 여론을 더욱 악화시킬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깔려 있는 것이다.양당의 참석한 면면들 역시 비교된다. 국민회의측이 대통령후보단일화추진위원 대부분을 포함, 의원 16명이 대거 참석했으나 자민련측은 그동안 물밑교섭을 벌여온 김용환사무총장은 물론 핵심당직자 거의 대부분이 불참한 것이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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