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융개혁 파장

"업무장벽 허물고 무한경쟁 돌입"

정부가 22일 발표한 금융개혁 세부추진방안의 골자는 현재 금융권간 업무장벽을 허물고 금리 등가격을 자율화해 우리 금융산업을 영국이나 일본 등 금융선진국과 같은 경쟁체제로 전환하겠다는것이다.

금융기관간의 경쟁촉진은 곧 보다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각 금융기관들이 소비자들에게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것을 뜻해 앞으로 소비자들은 금융기관들의 치열한 고객유치 경쟁을 느긋하게 지켜보면서 자기 입맛에 맞는 금융기관을 선택하게 되는 날도 멀지 않은 것으로보인다.

이를 위해 정부는 우선 증권, 종금, 보험사에 대해 각각의 고유업무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겸업을 허용하는데 이어 앞으로도 계속해서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간의 업무장벽을 허물어나간다는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각 금융기관별 구분이 모호해져 소비자는 어느 금융기관에 가든 웬만한금융거래는 모두 할수 있게 된다.

금융권간 경쟁은 이같은 업무장벽 해소 뿐만 아니라 금리, 수수료 등 가격장치의 자율화를 통해서도 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오는 9월부터 실시되는 증권사의 유가증권 위탁매매 수수료의 완전 자유화는 지난 80년대영국의 금융빅뱅의 핵심적인 내용으로 우리나라 증권회사의 영업행태에 상당한 충격파를 몰고올것으로 보인다.

유가증권 위탁매매수수료는 현재 거래금액의 0.6%%(채권은 0.3%%) 이내에서 증권사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나 거의 모든 증권사들이 0.4~0.5%%선에서 수수료를 책정하고있어 사실상 담합을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위탁매매 수수료의 자율화는 이같은 사실상의 담합을 깨겠다는 것이다. 위탁매매 수수료가 자유화돼도 증권회사들이 수수료율을 당분간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지만 어쨌든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아우리 증권산업은 경쟁체제에 들어섰음은 부정할 수 없다.

정부는 이같은 제도들의 도입을 통해 금융자율화를 촉진하는 동시에 자율화 진전에 따른 금융사고 발생 가능성을 막기 위한 장치도 아울러 마련했다. 동일계열여신한도제가 바로 그것이다. 기존의 동일인 여신한도제가 한 기업에 대해서만 거래은행으로부터 일정규모 이상의 여신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데 그쳐 특정재벌 전체의 여신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맹점이 있었다면 동일계열 여신한도제는 전 계열사의 여신을 묶어 거래은행 자기자본의 5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여신현황을 재벌 전체로 묶어 볼 수 있는 효과적인 여신독점 방지장치라고 할 수있다. 이같은 제도가 도입될 경우 은행의 여신관행에 상당한 변화를 몰고오게 될뿐만 아니라 차입금 의존도가 높은 우리대기업의 경영행태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鄭敬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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