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프로씨름판이 흔들린다

'프로 모래판'이 출범 15년만에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프로씨름 8개단 가운데 세경진흥, 한보, 진로, 부산우리금고(전 조흥금고)가 모기업의 부도와경영악화 등으로 인해 존립자체가 불투명해지면서 '7월 대란설'이 퍼져나가고 있다.6월 남원대회때 세경진흥과 한보는 출전경비를 마련하지 못해 곤욕을 치렀다. 결국 세경과 한보는 한국씨름연맹이 대회 참가에 필요한 최소경비를 부담키로 함에 따라 남원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지만 7월 울산대회 참여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특히 세경진흥은 지난해 11월부터 선수와 코칭스태프들에게 급여조차 지급하지 못한채 팀 매각작업을 추진해 왔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보도 부도사태 이후 간신히 급여는 나오고 있지만 외부지원없이는 대회 참가가 힘든 상태에 빠져있다.

부산우리금고의 경우 아예 팀해체 방침을 결정했다. 조흥금고를 인수한 우리금고는 씨름단의 유지가 고객확보나 기업홍보 등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씨름계 관계자는 "우리금고 역시 씨름연맹에서 보조금이 지급되면 7월 대회까지는 참가할 수 있겠지만 그 후에는 매우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은 진로씨름단도 마찬가지. 경영악화를 겪고 있는 진로그룹은 스포츠단을 해체하고 각 종목을 계열사로 배분키로 했지만 아직 씨름단을 맡을 기업이 결정되지 않았다.

이같은 프로씨름의 위기는 초·중·고 및 대학 등 아마추어 모래판으로 확산, 씨름 자체의 위기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 몇몇 기존 프로씨름단이 해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다면 프로씨름 진출을 기대했던 많은 아마추어 선수들의 진로 변경이 불가피하다.

또 당장 올해말 스카우트 시장의 '구직난'이 극심해질 전망이다. 해체된 팀의 기존선수들과 신인선수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 '몸값 폭락'은 물론, 입단계약조차 못하는 선수들이 속출할 것으로보인다.

경제불황 속에서 최대위기에 빠진 우리민족의 혼이 서린 씨름. 이 난국을 타계할수 있는 씨름인들의 화합과 단결, 노력이 아쉽다.

〈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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