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발협.나라회 회동 빈손

신한국당이 대표직 사퇴문제로 극심한 내홍상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당내 양 세력인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와 나라위한모임(나라회)이 26일오전 전격적으로 협상테이블에 앉았으나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이날 회동은 대표사퇴를 놓고 벼랑끝 대결을 보인 상황에서 이뤄진데다 양측의 최고위지도부들이전원 참석했기 때문에 정가의 비상한 시선을 모았다. 물론 양측이 권력투쟁이란 따가운 시선을불식시키기 위한 명분쌓기 차원의 회동이라는 견해가 정가에 지배적이었다.

이날 회동에서 양조직의 대표들은 정권재창출과 당의 단합에는 인식을 같이했고 앞으로 수일내한번 더 만나 진지한 논의를 하자고 의견의 일치를 보았지만 여기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이날 회동은 대표직 즉각사퇴를 주장하고 있는 정발협측과 이회창(李會昌)대표에게 시간과명분을 주면서 조기사퇴를 유도하자는 나라회간의 종래 입장을 그대로 드러낸 데 불과했다.이에 따라 이대표 사퇴를 둘러싼 당내부의 극한 대결양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으며 자칫 최악의경우 당분열의 조짐으로 이어질 지 모른다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정발협측은 전날까지 이대표의 즉각사퇴만이 당내분을 수습할 수 있다며 26일까지 이대표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전국위를 소집하는 등 초강경투쟁을 벌이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리고 서청원정발협간사장의 경우 25일 사석에서 "우리는 야당출신이다. 이대표가 후보로 되면 야당할 각오가 되어 있다"는 등의 극단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정발협지도부의 기류를 간접대변해주고 있다.

정가에서는 25일 저녁늦게까지만 해도 정발협은 이대표가 27일 경선출마선언때 7월 1일쯤 사퇴하기로 하는 입장을 밝히는 선에서 양해를 했다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특히 이날 25일 저녁 이회창대표가 서석재(徐錫宰)간사장과 별도의 단독회동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측간에 뭔가 모종의 타협이 있었을 것이란 얘기도 있었다.

이날 8인회동의 결렬로 정발협측은 예정대로 지역별로 조직을 결성하는등 이대표 낙선운동을 펼칠 것으로 보여 당 내분은 당분간 걷잡을 수 없는 형국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이회창대표측은 "정발협과 나라회 회동은 이대표의 사퇴와 관계없다"면서 "우리는 대통령이 귀국하는 즉시 대표직을 사퇴하는 기존의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종전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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