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발협 누굴미나 큰 고민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가 큰 고민거리를 안게 됐다.

정발협은 다음달 2일부터 3일까지 1박2일간의 이사회와 세미나를 거쳐 대상자를 선정한다는 시간표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간택이 이뤄질 지에 대해서도 양론으로 갈려진다. 결단론과 신중론이다.

결단론의 근거는 이회창(李會昌)대표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는 맞서 싸울 후보가 빨리 정해져야하고 그렇지 않고서는 이대표의 대세론을 막지 못할 공산도 엿보인다는 것이다. 서청원(徐淸源)간사장과 이수성(李壽成)고문을 지원하는 최형우(崔炯佑)고문계가 주축을 이룬다.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시간에 쫓겨 무리하게 후보를 정할 경우 반발을 무마하기 힘들고 균열상을 보여 정발협 출범 취지 자체를 무색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오후 비공개회의에서도 이문제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간택방법에서도 비밀투표 방식과 최하위후보를 하나씩 제외시키는 네거티브방식 그리고 이사진전원일치를 도출, 한 사람을 뽑는 교황선출 방식이나 개신교 장로 선출방식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속출한다. 그러나 아직 어느 것도 정해진 바는 없다.

간택의 대상은 정발협으로서는 원초적인 문제다. 지금으로서는 누구로 결론이 나더라도 잡음이뒤따를 공산이 크다. 잠정적 간택 대상자들은 모두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고만고만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사실상 처음부터 대상에서 제외시키다시피한 이대표를 이제 와서 택할 수도 없다. 대외적으로는 이대표도 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대표에게는 원초적 불신감과 거부감이 강하다.

현재로서는 이수성고문 안(案)이 유력하다. 그러나 수적으로 다수지만 다른 주자들의 반발을 일으킬 공산이 크다. 이고문의 지지도가 당초 예상만큼 높게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고문이 승부수로보일 정도로 정발협이 거부감을 보이는 이대표와 김윤환고문을 향해 대공세를 취한 것도 정발협의 지지를 붙잡아 두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찬종.이한동고문과 김덕룡의원 등 정치권 출신 3인은 연대를 과시하며 정발협을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영입파인 이고문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연대의 틀안에서단일후보를 내 정발협에게 압박작전을 구사할 가능성도 높다.

또 국민 인기도 1위, 대의원 인기도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인제지사를 택하는 것도 문제다. 40대의 이지사를 택할 경우, 50대이상이 주축을 이루는 정발협 지도부의 설 자리는 없어진다. 물론 민주계인 이지사가 상승세를 끝까지 유지할 경우 정발협에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능성은 지극히 낮아 보인다.

대표직 사퇴라는 한 고비를 넘겼다 싶던 정발협이 더 넘어서기 힘든 고비를 맞게 된 것이다.〈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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