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물박사' 이순탁교수의 '물사랑'

"물 소홀히 하면 곧 재앙"

이순탁교수(57·영남대 토목공학과)는 '물박사'다. 물이 있는 곳이면 산과 강, 개울을 가리지 않고달려간다. 하수(下水)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연구 대상이다. 벽천(碧泉·푸른샘)이라는 호(號)도그의 '물사랑'과 무관하지 않다.

적은 장맛비에도 어김없이 물난리가 나고 침수사태를 빚는 것은 물을 소홀히 다루면 자연히 큰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교수의논리. 성서와 북구지역이 물난리의 대명사가 된 것도 바로 물관리 대책 부재에 기인한다는 것.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좋은 물에 좋은 사람이 난다'고 할 정도로 물을 소중하게 생각했습니다.요즘처럼 아무렇게나 물을 관리하고 쉽게 오염시키는 일은 없었지요"

무작정 땅을 메워 공장을 만들고 집을 지으면 물의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개발에 밀려 물 문제는 항상 뒷전입니다. 공장을 짓기 위해 수백년동안 구불구불하게 흘렀던 물길을 하루 아침에 바꾸면 결국 피해는 사람들에게 돌아갑니다. 흐르는 속도가 빨라져 쉽게 넘치고 비가 그치면 곧 물부족을 빚지요"

장마가 잠시 주춤하던 지난달 27일 아침 제자들과 함께 신천을 찾았던 이교수는 우려의 눈빛이역력했다. 하수를 재활용해 푸른 신천을 만들겠다던 대구시가 느닷없이 신천을 줄여 우안도로를만들기 때문이다.

"신천의 폭을 10여m나 줄이는 것은 도심지 홍수조절이라는 원래 기능을 잃게 하는 파괴행위입니다. 교통문제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뒤따를 재해를 예상하지 못하는 것은 근시안적 행정의 표본입니다"

이교수는 시민들의 물에 대한 인식전환이 절실함을 강조했다. 세계개발은행이 이미 우리나라를물부족 국가로 분류했고 21세기에는 물 자원화가 주요 문제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 지금이라도행정기관이 치수(治水)와 이수(利水)의 중요성을 알고 시민의 안전과 편리를 우선하는 정책마련을충고했다.

"'돈을 물쓰듯 한다'는 말을 '물을 돈쓰듯 한다'는 것으로 바꾸는 당국과 시민의 지혜가 필요한때입니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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