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촌지

또 한번 촌지가 도마위에 올려졌고 급기야는 감사원에서 촌지감사까지 하는 웃기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른바 촌지기록부라는 엄청난 보도를 보고 교직에 몸담은 나로서도 할 말이 없기는 매 한가지이나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촌지에 대한 생각의 일단을 펼쳐본다.

첫째는 교사가 학부형들에게 직·간접으로 촌지를 강요하는 경우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이런교사가 있기에 신성한 교직이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리라. 어떤 비난도 받아 마땅한 촌지교사는 속히 개과천선하거나 싫다면 교직을 떠나는 것이 나머지 동료집단을 위하는 일이다.다음으로는 내 아이만의 특혜를 원하며 촌지를 내미는 경우이다. 이렇게 받은 촌지가 어떤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면 그는 이미 교사로서의 양심을 저버린 사람이다. 그러나 돈에는 약한 것이 인간이 아닌가. 교사이기 전에 한 인간인 약점을 빌미로 대가를 원한다거나 의도를 숨긴 채 촌지를내놓는 사람의 얼굴을 향해서는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

마지막의 경우는 고마움을 표시하는 촌지이다. 이것이 이름 그대로 촌지이다. 순수한 정성으로,때로는 존경의 표시로, 더러는 고마운 마음에서 제자와 학부형이 내미는 것까지도 촌지로 비난받아야 한단 말인가. 이것은 촌지가 아니라 오천년동안 쌓아온 우리의 미풍양속이며 장려해야 할도덕률이다.

하여간 오늘의 교직사회에 촌지가 문제시 되고 있는 일이나, 촌지를 사이에 둔 교사와 학부형의어색한 관계가 안타깝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참으로 자녀를 위하고 교육을 위해서는 어떻게해야 할 것인지 함께 생각해봐야 할때다.

〈경북 영주교육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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