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족단위 여름밤 문화

"쇼핑… 레포츠… 취미생활…" 열대야라지만 그래도 내리쬐는 폭염은 한풀꺾이는 도심의 밤을 낮삼아 밤소풍가듯이 심야쇼핑을즐기거나 온가족이 조명등 아래에서 취미생활을 즐긴다.

바쁜 낮을 보낸 맞벌이 부부들이 어둠이 내린 거리로 나와 운동삼아 자녀와 함께 아침 찬거리를고르고, 종일 아이들과 싸우느라 솜덩이처럼 풀어진 아내를 보듬고 강변을 걷는 남편의 가슴에밤이 피어오른다.

맞벌이부부가 증가하고, 낮의 교통체증이 이어지면서 술꾼들의 전유물이던 밤문화가 가족단위 취미.교양.레포츠.세차.쇼핑 등으로 다양하게 꽃피고 있다.

대구시 수성구에 위치한 24시간 포켓볼 당구장 J&B는 낮보다 밤에 더 붐빈다. 넓고 훤한 포켓볼전용클럽에는 아기를 유모차에 태워온 새내기 부부에서 동호인 모임까지 구석구석 활기가 넘친다. 낮시간에는 주부들이 조용하게 포켓볼을 즐긴다면 밤에는 가족.친구들이 모여들어 하루의 피로를 풀고 내일을 위한 재충전시간을 갖는다.

무리한 운동이 아니니 나이가 들어도 즐길 수 있고, 남편과 밤시간을 함께 보내며 취미생활도 즐기니 일석삼조죠

29일 밤에 만난 김미선씨(수성구 만촌동 만촌우방하이츠)와 서정애씨가족(수성구 지산범물단지)은이따끔씩 가족들끼리 밤에 포켓볼을 즐기는 야간취미파. 엄마 아빠를 따라온 자녀들도 엄마의 멋진 경기에 박수를 치거나 구경하며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일상복으로 즐길 수 있는 볼링장에도야간파들이 넘쳐난다.

둘다 직장생활을 하니까 낮에 살림을 돌볼 시간이 없다 는 박경숙.전재운씨 부부는 일주일에 한두번씩 칠곡 동아델타클럽으로 올빼미쇼핑을 다닌다. 주말에는 시집이나 친정행사, 직장동료간의모임까지 겹친다는 박씨는 반찬거리도 사고, 아이 나들이옷도 고르는 야간쇼핑이 즐겁기만 하다고.

밤에는 중년층 이상 직장인이나 주부층이 많이 이용하고 주말에는 청소년고객이 대부분 이라는2002 계성마트 홍보실 김선표씨는 밤쇼핑객이 낮손님의 4분의 1을 차지한다고 전한다. 계성마트는 토.일요일마다 노래자랑이나 이벤트를 통해 쇼핑인구를 유치하는 전략을 세웠다. 2002계성마트는 밤11시까지 영업을 계속한다.

경주 현대호텔이 보문 호숫가를 바라보며 잔디광장에서 여는 테라스 가든도 또다른 밤문화를 그려낸다.

현대호텔 강갑봉과장은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야외 잔디광장에서 열리는 테라스 가든에 매일마다 2백~3백명의 가족 친지팀이 모여든다 고 전한다.

그린정보시스템 심재구대표(대구시 동구 신천4동 333의10)는 본인 가족과 동생 내외, 아기까지 데리고 오는 테라스가든 단골. 항상 대구에 있다가 애들에게 자연도 느끼게 해주고 편안하게 휴식하고 싶어 자주 이용한다 며 잔디광장에서 시원한 생맥주 한잔에 통기타 음악까지 곁들이면 일주일의 피로가 한꺼번에 가신다고 말한다. 심씨는 치열한 경쟁이 지속되는 낮시간과는 달리 가족.친지와 푸근하게 얘기하며 보내는 밤의 모습에서 내일에의 꿈이 영근다고 전한다.한국도로공사 동대구영업소 위승진씨는 아직은 별로 증가하는 줄 모르지만 여름 휴가철이면 동대구톨게이트를 이용, 밤여행을 떠나는 차량이 30%%이상 증가한다 며 낮시간대의 정체현상을 피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들려준다. 또 최근에는 밤시간대를 활용 무박2일 답사를 다녀오는 여행객들도 적지 않다.

직장인의 경우 기다릴 필요없이 밤에 차를 닦는 야간 셀프세차자가 늘고 있다. 야간셀프세차는인성셀프(763-5494) 동광세차장(768-8580) 한국셀프(768-3585) 셀프세차(754-5588) 등이 있다.〈崔美和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