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인제지사 "감이 좋다"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가 바쁘다. 더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정발협 지도부와 민주계 핵심인사들의움직임이 빨리 돌아간다는 이야기다. 정발협이라는 이름만 내걸지 않고 있을 뿐 주력부대가 모두함께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일부 이탈세력을 제외하고 나머지 정예부대들이 집단적으로 표를 몰아주자는 것이다. 그 대상은당초 지지원안이었던 이수성(李壽成)고문과 새 대안으로 떠오르는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다.3일 정발협내 14인 중진 긴급회동에서도 이야기는 그런 방향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5일 수원에서열리는 1차 합동유세가 끝난 뒤 다시 모이기로 했다. 거기서 결론을 짓자는 것이었다. 이날 결론짓지 못하게 되더라도 너무 시일을 끌지는 않는다는 데는 의견이 같았다. 따라서 늦어도 10일 쯤에는 지지후보가 정해질 것이 확실시된다.

현재까지 드러난 바로는 정발협 내의 지지세력에서 여전히 수적으로는 이수성고문이 조금 앞선다. 이지사의 세(勢)는 여기에 못미치고 있다. 그러나 돌아가는 기류는 그 반대다. 정발협내에서 '지는 이수성''떠오르는 이인제'라는 말이 공공연하다. 벌써 이고문계로 분류된 몇몇 중진들과 최형우(崔炯佑)고문계의 인사들이 내부적으로 이고문에 대한 미련을 거둬들이고 이지사 쪽으로 돌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와 관련, 3일오후 민주계 핵심중진의원의 보좌관 12명은 난상토론 끝에 이지사 쪽으로 가닥을잡았다. 의원과 무관할 수 없는 보좌관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정치권에서는 이를 이지사 띄우기의 사전단계인 '애드벌룬' 수순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연이어 나온 것이 이지사를 중심으로 한 박찬종(朴燦鍾) 이수성 고문이 합류하는 '신3인연대'설이다. 본선에서의 영남표를 의식한 이 구도는 정발협내 일부 인사들의 구상단계일 뿐 실현단계는 아니다.

정발협의 한 핵심인사는 이와 관련 "아직 난상토론과 고민의 단계"라면서도 "이지사 지지세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시인했다. 그는 5일회의와 관련해서도 "이지사 쪽에 좀더 점수를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을 바라보는 이고문과 이지사 쪽 반응도 흥미롭다. 이고문 쪽은 "정발협이 고민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경선 뿐만 아니라 본선의 경쟁력을 생각한다면 이지사로 결론내기가 쉽지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계 일각의 '이인제띄우기'가 파워테스트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적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이지사 쪽은 신중론 그 자체였다. 이지사는 3일밤 "아직 변수가 너무 많을것"이라며 속단을 경계했다. 한 측근도 "이지사의 부상이 너무 빨리 온 것같다"며 "가속도가 붙을 수 있는 반면, 역공세의 표적이 될 수 있는 두가지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계의 지원은 당연한 귀결이지만 너무빨리 부상하는데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것이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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