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겜즈복

남아프리카 건조지역에는 영양의 일종인 겜즈복이라는 동물이 살고 있다. 등쪽으로 길게 뻗은 뿔은 얼핏 보기에도 싸우기에는 적합하지 않고, 육중한 체구로 인해 뛰는 속도도 같은 영양류인 임팔라에 비해 도무지 신통치 않은 매우 취약해 보이는 짐승이다. 그러나 겜즈복은 생명을 이어주는 풀과 물이 희박한 건조지역에서 어려운 삶을 살고 있지만 비옥한 초원지대에 사는 임팔라보다는 훨씬 평화롭게 보인다. 그것은 영양들의 천적인 사자를 비롯한 맹수가 살지 않는 건조지역을삶의 무대로 하고 있고, 겜즈복의 신체 역시 이러한 주거환경에 적합한 생명유지시스템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환경적응의 결과이다.

많은 수의 지역 경영자들은 최근 전국 최고수준을 보이고 있는 기업도산사태로 기업의 삶과 죽음을 어느때보다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영 전문지인 포춘이 매년 발표하는 세계 5백대 기업리스트를 보면 소수의 탁월한 기업을 제외하고는 30년이면 3분의 2가 자리바꿈을 하고 있다. 한 시대환경에서 성장한 기업이 변화된 환경에서도 지속적으로 번영하기란 무척 어렵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다.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은 경영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여 끊임없이 자기혁신을가져오는데 있다. 사회의 하부구조인 기업의 생존은 사회 전체의 변화에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기업활동 역시 사회가치나 규범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경영자는 환경변화에 호기심이 가득찬파수꾼 역할을 자임하고 호황일 때 곧 닥칠 불황을 생각할 줄 아는 미래지향적 혜안으로 자기혁신을 생활화하여야 한다. 이는 다양한 정보매체에 친숙하여, 얻어지는 각종 정보를 통해 비록 자기기업과 직결되지 않은 변화일지라도 거듭된 예측과 결과확인의 경험축적으로 분석력과 직관력을 배양하는 것으로 구체화된다. 북경에서 살랑거린 나비의 날갯짓이 뉴욕에서는 폭풍이 될 수있다는 나비효과의 예는 기업경영에서 얼마든지 찾아 볼수 있다.

경영학에서는 사양산업이라는 단어는 없으나 환경부적응 산업은 있다. 우리 모두 겜즈복의 삶을배우자.

〈계명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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