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이 합동연설회가 시작되는 종반에 들면서 경선(競選) 주자들간에 흑색선전과 인신공격, 협박등이 난무, 혼탁해지고 있다. 이미 공직을 역임함으로써 사상(思想)검증이끝난 일부 후보에 대해 가계(家系)를 새삼 들먹이는가 하면 여자문제, 돈문제가 선거판을 흐리게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살생부(殺生簿)니 역(逆)살생부니 하는 살벌한 괴문서가 나도는등 구(舊)시대에도 볼수없던 역겨운 흑색선전이 집권여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 경선전에 공공연히 범람하고있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한나라의 대통령 후보를 겨냥하는 초중량급 정치 지도자들의 경선모습이란 말인가.우리는 물론 이런 선거양상이 여당으로서는 전례없이 우열을 판가름키 어려운 후보간의 세(勢)다툼에서 빚어진 과열 현상임을 익히 알고있다. 그러나 이 나라의 진운을 짊어질 대통령후보를 지명하는 경선전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열한 양상을 띠어서야, 그 원인과 결과야 어떻든간에 안된다는 생각이다.
집권여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전은 그 자체가 모범 선거의 규범이요 우리 현실 정치의 잣대다. 가장 강력한 대통령 후보인 집권당의 후보를 지명하는 경선과정은 그대로 앞으로 있을 모든 총선과지방선거의 기준이 됨과 동시에 정치개혁의 견인차가 된다고 볼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큰 기대와 관심을 갖고 여당의 경선전을 지켜보아온 것인데 최근 일련의 사태들은 정치개혁을 기대하는우리들의 꿈을 무참하게 좌절시키기에 충분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특히 이번에 드러난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여당내의 흑색선전을 단순히 신한국당의 당내 문제로 넘길것이 아니라 공명선거풍토 정착이란 측면에서 출처를 규명하고 꾸짖을것은 철저히 꾸짖어야 한다고 믿는다.이러한 흑색선전이 그대로 방치돼버릴 경우 정작 12월 대선(大選)때는 어떻게될 것인가를 생각한다면 작금의 신한국당 경선전 타락 양상은 그대로 넘겨버릴 '물건너 불'만은 결코 아닌것이다. 특히 이번 경선후보합동연설회를 계기로 우리는 경선 주자들끼리 밝히고 따질것이 있으면 정정당당히 문제를 제기하고 답을 얻고 그 판단은 대의원들에게 맡기는 양식을 발휘할 것을 기대한다. 아울러 후보합동연설회를 통해 구차스럽게 지역을 따지고 학연을 파고드는 한편으로 누가 들어도낯 뜨거울 흑색선전을 일 삼을게 아니라 국익을 바탕으로한 큰 경륜으로 21세기를 여는 정책 대결의 장으로 경선전을 승화시켜 줄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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