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병은 자랑해야 낫는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자기가 이만 저만한 병을 앓고 있다고 주위에 알리면 여러가지 좋다는 치료법과 경험담을 소개받게 되어 쉽게 치료에 대한 정보를얻을 수 있다는 뜻 일 것이다.
그러나 병을 자랑해야 한다는 얘기의 이면에는 사람은 자기의 병을 숨기려는 속성이 있다는 뜻이함께 포함되어 있다.
대개 은밀한 곳에 생긴 병은 좀처럼 주위사람에게 말하지 않고 혼자 고민하다가 자기 마음대로약을 사먹고 결국은 어쩔 수 없어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 성에 관계되는 병은 상대방 여성에게 까지 영향을 미친다는데 심각성이 더 크다.
47세된 남자환자가 소변이 자주 마렵고 배뇨때 마다 요도에 통증을 느껴 전력(?)은 있고 해서 틀림없이 성병에 걸린 것으로 자가진단하고 수개월 동안 이약 저약 좋다는 약을 다 먹어도 효험이없자 병원을 찾아 왔다. 너무나 고생을 많이 하여 단도직입적으로 '지독한 성병에 걸렸다'고스스로 진단까지 내리면서 매우 지쳐 있었다. 진찰 소견상 암이 의심되어 정밀검사를 의뢰한 결과 원인은 성병이 아니라 상당히 진행된 침윤성 방광암으로 밝혀졌다. 성병에 대한 부끄럽고 숨기려는 속성이 병을 악화시켜 엄청난 결과를 자초하고 만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약1백만명의 발기장애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함께 고민하는 여성을생각하면 2백만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최근 발기장애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다소 증가하고 있지만 전체 환자수에 비하면 아직도 적은 숫자다. 모두가 부끄럽게 생각하여 혼자서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부위의 여러 질병들과 마찬가지로 발기부전증도한가지의 질환에 불과하며 유달리 부끄러워 해야 할 이유가 없다. 미국에서는 발기장애 환자들이협회를 만들어 환자들끼리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전문의사나 치료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으며 근래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모임이 결성되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생활여건이 향상되고 수입자유화에 따라 외국산의 정체 불분명한 약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고 또한 많이 찾고 있다.
스스로 병을 숨기고 자가진단하여 이러한 정체불명의 약을 찾는다면 병세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부끄러워하며 숨기지 말고 자신의 병을 드러내 올바른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오충환〈비뇨기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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