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금융100년(24)-대동은행(3)

그리 길지 않은 대동은행 8년사에 93~94년은 최악의 해로 기록될만하다.

창립 4주년을 맞아 총수신이 2조5백96억원에 이르고 82개의 영업점·출장소를 갖추는등 외형적성장을 이뤘다.

3월30일 대구시 수성구 중동 본점 신축 1차공사를 발주했다. 공사는 건영과 흥산이 맡았는데 발주금액이 89억여원이었다. 4월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법원 앞 전산센터로 본점을 이전했고 12월30일 주식을 장외등록했다.

그러나 이 해 지점장 4명이 대출 비리로 구속된데 이어 연말 전무마저 포항의 한 업체로부터 대출사례비를 받은 혐의로 구속되는등 불상사가 잇따랐다.

자금부담없는 수수료 수입에 치중하다가 지급보증 법정 한도를 넘긴 사실이 발각돼 은행감독원으로부터 기관경고를 받는등 신설은행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시련의 연속이었다.이듬해인 94년2월3일 중임중이던 권태학행장은 남은 임기(1년)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하기에 이른다. 전년실적이 당기 순이익 43억원에 그쳐 주식 배당을 못하는등 영업부진에다 은행간부 구속,은행 내부 갈등 표출 등이 맞물려 사퇴의 원인이 됐다.

남귀종 수석상무가 은행장 직무대행을 수행하면서 2월24일 개최된 주주총회에서는 당시 감사이던조성춘씨가 신임행장으로 선임됐다.

그러나 조씨의 행장 선임에 대해 당시 노조는 임원실 점거 농성을 벌이는등 경영실패의 연대책임을 물으며 거부 운동을 벌였다. 결국 노조는 경영상의 문제가 발생하면 임기와 관계없이 사퇴한다는 약속을 받고 조씨의 선임을 받아들였다.

7월 부점장급 인사이동 직후에는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됐다. 대폭 물갈이를 통한 개혁을 바란 직원들의 정서와는 달리 3~4명의 소규모 인사에 그쳤기 때문이다.

우여곡절을 거치며 전직원이 12월 정기상여금(17억원)을 반납하는등 자구노력을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대동은행은 업적부진으로 94년 54억원의 적자를 내며,전국 34개 은행중 하위권에 맴돈데다노조의 행장 퇴진운동이 벌어지면서 조성춘 행장이 취임 1년만에 사퇴하고 만다.남귀종 전무가 다시 행장대행을 맡으며 후임행장 선임에 들어갔으나 허홍 현 행장이 입성하기까지 역시 순탄한 길만은 아니었다.

〈金海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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