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기질이라는 것이 있다.
근면하고 강인한 생활태도와 마음에 없는 말은 하지못하는 선비정신. 그러나 그 이면에는 보수적이고 '욱'하는 성격때문에 합리적인 대화와 타협에 약한점도 갖고 있다.
오늘날 지역경제에 이같은 기질이 전혀 작용하지 않았다고는 볼 수없다.
3공에서 6공에 이르기까지 경상도는 집권의 대물림속에 한때 잘나갔다. 섬유전자 철강산업이 우리경제를 이끌었고 50대재벌중 절반은 경상도 출신이었을 정도.
그러나 90년대들어 대구는 경제적으로 나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주종산업인 섬유는 고품질 저생산의 세계추세에 따르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현정부가 들어서자권력의 뒤안길에서 지역발전에 대한 정부의 시각과 지원도 냉담해졌다.
경제적 측면으로는 3대 도시서 밀려난지 오래다.
지난해부터 부도로 넘어지기 시작한 역내기업은 서울(부도율 0.2%%)보다 대구가 3배(0.6%%)나됐다.
지난1일 직물수출 국내 16위인 동남무역을 비롯 연합주택등 중소기업들의 부도가 끊이지 않고있다. 지난한달만 95개 업체가 문을 닫았다.
섬유는 재고가 쌓여 사상최악의 국면을 맞았고 지역총생산은 전국 15개도시중 꼴찌였다.제조업은 '할수록 손해'라는 인식이 팽배해 중견기업들은 금융이나 유통, 서비스산업으로 급선회하고있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제조업생산이 국내총생산에 차지하는 비율은 88년 32.1%%였던것이 96년에는 25.8%%로 낮아졌다 한다.
제조업이 줄어드니 제조업 고용비율도 줄 수밖에 없다.
전국적으로는 선진국들의 호황과 엔화강세등으로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해서 다행이라 여겼는데 또 기아그룹이 부도유예상태를 빚어 전국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한보사태이후 급격히 떨어진 국제신용도에 또한번 찬물을 끼얹고 있다.
대구은행의 홍콩지사 설립도 홍콩당국이 국제신용도 때문에 유예시키고 있는 마당에.우리경제가 이렇게 나락으로 떨어진것은 정부정책 탓도 있지만 우리기업과 시민 모두에게 책임이크다.
자기자본비율은 10%%도 안되면서 은행돈을 끌어들여 외제차에다 자식을 해외유학 보내고 1주일에 3~4번 골프치는 기업주들, 자기는 외제를 쓰면서 자기제품은 국산을 써달라고 설득할수 있는가.
그렇게 펑펑 돈을 쓰면서 종업원들에게 '형편타령'한들 믿어주겠는가.
이런기업들이야 '자빠져도 싸다'는 자조적인 평도 나오겠지만 문제는 열심히 일하는 기업이 속속넘어지는데 있다.
기술개발과 제품차별화에 투자한 자금을 제때 회수하지 못한 탓이다.
동남무역이 그렇고 예천, 자미통사도 마찬가지.
정부가 경제개혁드라이브를 발표하면서 이같은 성실한 기업을 살리는 장치를 내놓고 있어 그나마다행이다.
이제는 '근면하고 뭉치면 무섭게 돌진하는 경상도 기질'로 경제를 살릴때다.
일제시대 국채보상운동을 일으킨 자부심과 전국을 누비던 보부상들의 저력을 현실에 접목해야겠다.
같은값이면 금복주 소주를 찾는게 당연하고 황금아파트 재개발시공업체가 타지역업체가 맡았다고해서 흥분하는게 흠될게 없다.
그게 바로 애향심이고 자치시대의 자치경제논리다. 이제 터놓고 지역경제 살리기에 주역이 되자.우리지역의 술도 마셔주고 물건도 팔아주고 기업도 보호해주는 작은일부터 시작하자. 그리고 위천단지에 너무 집착하지말고 벤처기업등에 눈을 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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