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통질문 ▨
○…오는 24일 선거일을 앞두고 포항북구 보선에 출마한 3명의 후보들이 15일 오후2시 매일신문지상토론회를 위해 경북동부지역본부 사옥에서 자리를 함께 했다. 이날 후보들은 선거전 돌입이후 쟁점으로 떠오른 각종 사안에 대해 공통질문과 개별질문을 통해 솔직한 입장을 밝히는 한편남은 기간동안 깨끗한 선거운동으로 지역민들의 심판을 받기로 결의하기도 했다. 토론회는 매일신문 송종빈 경북동부지역본부장과 이경우 정치부 차장이 함께 진행했다…
-포항지역 부도율이 전국 최고수준이다. 이를 막기위한 구체적 대책이 있는가. 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은 무엇인가.
▲이병석=무담보 신용대출을 확대하고 대출금 회수기간을 늘리는등 은행문턱을 낮추는 일이 시급하다. 특히 포철이 지역개발에 대한 투자마인드를 조성해 적극적인 지역협력 사업을 하도록 유도하고 지역경제 주체들이 합심해 중점 프로젝트를 선정,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가칭「포항21세기위원회」또는 「경제활성화 기획단」등을 발족해 신항만 개발사업등에 지역민과 지역기업이 주도적으로 참여토록 해야한다.
▲박태준=난국타개를 위해 장단기 처방이 동시에 요구되는데 단기적으로는 2백여개 공단업체중56%%에 달하는 외지본사 업체를 통한 자금역외 유출을 막아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신항만과 테크노파크 건설을 통해 지역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이기택=포항의 부도증가는 한보사태와 건설경기 침체에서 비롯되고 있다. 또 포철의 감원 및긴축경영도 지역상권 위축을 부추기는 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정책 횡포를 막는 일이 중요하며 포철이 지역기업에 공사참여 문호를 넓힌것처럼 정부도 신항만 건설사업등 대규모 국책사업에 지역업체를 많이 활용해야 한다. 철강산업 위주의 단순산업 구조도다각화가 절실하다.
-포철을 포함한 공단지역 공해문제로 시민들이 항의를 해온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시민들의기준에 맞춘다면 국제수지 적자등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당장 조업에도 차질이 예상되는데….
▲박태준=포철의 경우 총투자비의 10%%인 1조4천억원 가량을 공해방지 시설에 투자해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기타 공단업체의 경우는 구체적 설비현황을 잘 모르고 있지만 공해방지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공해문제는 예방이 우선되어야 하며 공단뿐만 아니라 차량매연 생활하오수등 시민들의 오염예방 노력도 절실하게 요구된다. 주변에 한그루의 나무라도 심어 녹지공간을 넓혀가자.
▲이기택=지난 30년간의 고속성장 과정에서 무관심하다시피 했던 환경오염에 대한 시민의 항의는불가피한 것이다. 따라서 자치단체나 해당기업이 시민들이 안심할수 있을 정도의 오염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기업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해방지 우수업체에 대해서는 감세 및 정부보조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중소기업에는 공동방지 시설설치를 유도하는등 오염예방과 경쟁력증진을동시 추진할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
▲이병석=공해문제를 일관성있게 담당할 전문가 양성이 중요하다. 포철의 환경관련 투자비가 국내 전산업 평균 3%%보다 3배이상 많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지역기업의 맏형격 입장으로이익의 일부를 이 부분에 투자해 주기를 기대한다. 기업도 청정기술 개발등을 통해 생산공정을개선할 경우 경쟁력 저하가 아닌 경쟁력 강화를 도출할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혼자서 시내버스를 타 본적이 있는가. 만약 없다면,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정치인이라고 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
▲이기택=솔직히 말해 한번도 타보지 못했다. 선거라는 일종의 비상상황 하에서 넓은 지역을 돌다보니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포항의 시내버스 운영에 시민들이 불편을 많이 겪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서 알고 있다. 선거가 끝나면 직접 버스를 타고 주민들의 어려움을 듣도록 하겠다.▲박태준=포항시만 해도 승용차수가 12만대를 넘었고 많은 일반 시민들도 주로 자가용 차량을 이용하듯 정치인은 누구를 막론하고 평소에 승용차를 이용한다. 정치인이 대중과 호흡하는 통로는여러가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직과 책임감이다. 이를 갖추지 못한다면 매일 시내버스를 탄다고할지라도 지나친 연기에 불과할 것이다.
▲이병석=드물지만 가끔은 버스를 이용한다. 가식적으로 시내버스를 타는 것만이 대중과 호흡하는 정치인은 아니라고 본다. 서민은 바로 이웃에 있고 시장좌판이나 목욕탕, 포장마차에서도 다정한 이웃을 만날수 있다. 눈물젖은 도시락을 먹어본 사람만이 서민의 심정을 헤아릴수 있다는게평소 지론이다.
-선거가 중반전에 접어들었다. 개선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박태준=대선등과 관련, 깨끗한 선거문화 조성은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다. 이번 선거는 전반전에거짓말과 인신공격이 많았다. 후보자의 거짓은 반드시 밝혀야 하고 인신공격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
▲이기택=누가 했는지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저(이기택)와 아내, 박기환시장을 비방하는 유인물이일부 지역에 뿌려진 일이 있는데 이것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선거가 어느정도의 공명성을 유지하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후보 모두가 유권자들에게 깨끗한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하자.▲이병석=솔직히 여야가 뒤바뀐 느낌이다. 야당과 무소속이 무차별 관권, 금권 선거를 한다는 느낌이 들고 여당인 내가 제약받는 기분을 지울수 없다. 두 후보가 지난 시대를 살아온 분들이라그런지 묵은때를 못벗는것 같다. 깨끗한 선거를 치르려는 내 입장을 이해하고 격려해주는 시민들께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 개별질문 ▨
○…주로 개인의 신상에 관한 것이거나 선거운동 과정에서 부상한 쟁점을 도마위에 올린 개별질문에서는 세후보 모두 긴장한 표정이었으며 일부문항에 대해서는 공통질의때와는 달리 언성을 약간씩 높이는등 후보들의 열기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신한국당 이병석후보는 「개인의 입신양명을 위해 국회의원에 출마한 것이 아닌가, 당선당위성을 말해달라」는 물음에 『정책결정과 예산편성권을 쥔 집권당 후보로 신항만 건설등 국책사업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여당이 당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청와대 비서관 근무경험을내세우며 『1급 공직에 3년여 근무한 경력과 각분야 인맥들이 자신이 보유한 큰 장점이자 정치인으로 중요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선거자금과 조직이 부족하고 중앙당의 지원도 미미한데 개인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돈이 없는 것은 사실이고 지금 내가 보이는 모습이 분명 과거 집권당의그것은 아니다』면서도 당선가능성과 개인의 객관적 자질을 인정받아 집권당의 후보로 공천을 받은 만큼 끝까지 선전해 반드시 당선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이와함께 그는 『전국민의 바람인정치개혁의 본보기가 되기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내가 취하는 방법이 정상으로, 정상을 비정상으로 보려는듯한 시각은 고쳐져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항간에 떠도는 「막판 중대결심설」에 대해 『전혀 금시초문"이라며 "계획대로 잘해가고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 끝까지 당당히 정도를 걸어 의정단상에 서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이기택후보는 그의 공약중 하나인 「해양박물관 건립의 추상성」에 대해 『포항사람들은 외지로 관광을 가기만 하고 외지인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전제한뒤 『시유지나 국유지를 이용할 경우 그리 많은 예산이 소요되지 않는데다 인접 경주의 관광인구를 유치할수 있어 수익성도상당부분 보장된다』며 늦게 고향에 돌아온 사람으로 고향민들에게 선물로 만들어주고 싶다고 답했다.
또 당내 주류·비주류간 알력을 예로 들며 이후보의 지도력을 문제삼자 『우리나라 정치지도자의지도력은 권력과 금력을 갖추어야 하는데 내자신 이 부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일사불란이 민주정당의 모습은 아니며 이번 보선에서는 주류·비주류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단합하고 있다』고 되받았다.
「청하핵폐기물 처리장 반대를 공적으로 내세우는 것을 두고 내고향은 안된다고 말한다면 과연어디가 적지란 말인가, 공당의 총재로서 님비현상을 부추긴 행위가 아닌가」라는 물음에는 이후보도 목소리를 높였다. 『청하가 적지가 아니라고 판단해서 반대했지 내 고향이기 때문에 반대한보장받을수 없으며 특히 대규모 국가기반 시설이 인접해 있어 핵폐기장이 들어설 위치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지금도 그같은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박태준후보는 일부 운동원들이 부정선거혐의로 고발당하는등 「돈선거를 한다」는 비난에 대한해명을 요구하자, 『조직원들이 고발당한 것이 사실이라면 내 자신의 불찰이며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살던 집까지 압류당한 내가 돈을 뿌린다는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일축했다. 그는 운동원의 대부분이 자원봉사하는 학생들과 포철OB들로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며 후원금으로근근이 버티고 있다고도 했다.
박후보는 또 21세기 첨단산업단지 건설등 공약의 실현가능성과 포철복귀 의사를 묻자 『포철복귀는 전혀 근거없는 말』이라고 잘랐다. 공약부분은 『내 혼자서 다 하겠다는 뜻은 아니며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계획만 잘세우면 나머지는 순리대로 풀리는 것으로 15~20년후면 포항도 인구 1백만의 대도시로 성장할수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일제시대를 거쳐 3공에서 6공을 이어지는 과정에서 군벌이미지가 강해 민주화시대의 지도자상에 걸맞지 않은게 아니냐」는 물음에는 『포철건설과정에서 강한 이미지를 보인것은 사실이며 이는 국민들이 양해를 해줘야 한다』고 주문하고 『부드러운 이미지가 민주화의 전부는 아니며 이미지 탈색을 위한 노력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추진력과 강직함은 간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대통령을 빗댄듯 민주화의 중심에 섰던 분이 지난 4년간 나라를 어떻게 만들어놨느냐고넌지시 꼬집기도 했다.
▨ 상대에게 하고픈 말 ▨
▲이병석후보- 차근차근 배우겠다
정치후배 입장에서 선배들로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가겠다. 이기택 선배는 너무 적은 그릇에 큰 몸을 담으려는 것같아 아쉽다. 박태준선배는 포철신화의 주역으로 존경한다. 그러나 정치보다는 경제계 어른으로 남았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이기택후보- 돈 안쓰는 선거정착
깨끗한 정치풍토를 만들기 위해 정치판에 뛰어든 나다. 이번 보선만은 전국민의 바람인 깨끗한선거를 만들어보자. 제발 돈쓰는 선거는 하지말아야 한다. 운동원들을 동원하고 어깨띠를 늘리는정도가 아닌 선거판세를 좌우할 정도면 곤란하다.
선거가 시작되기도 전에 흑색선전물이 난무하고 있다. 우리도 상대후보의 흑색선전물을 갖고 있으나 내가 (폭로를) 자제시키고 있다.
▲박태준 후보- 끝까지 페어플레이
두사람의 후보가 정말 자질도 훌륭하고 또 열심히 페어플레이 하고 있다. 선거전 끝까지 이렇게선전해 나가기를 바란다.
포항시민들을 현혹하기 위한 거짓말은 없었으면 좋겠다. 정치가 거짓말로 얼룩지면 결국 포항시민들이 피해를 입는다. 선거전이 막바지에 가면 정책대결은 간곳없고 상대방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분위기가 조성될까 우려된다. 포항의 명예를 위해서도 우리 세 후보가 모두 지성인답게 행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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