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삼복과 개장

삼복이란 초복, 중복, 말복을 일컫는다. 초복은 여름의 절정인 하지(夏至)가 지나면 시작되는데 열흘 간격으로 중복과 말복이 온다. 가을 기운인 금(金)의 기운이 더위 때문에 꼼짝 못하고 엎드린다는 뜻으로 '엎드릴 복'자인 '伏'을 쓰게 되었고, 세차례 엎드린다고 하여 '삼복'이라고 한다는것이다.

'복'자는 가만히 들여다보면 '인(人)'과 '견(犬)'이 합쳐서 된 글자임을 쉽게 알수 있다. 이들 사이에 어떤 함수관계가 있음에는 틀림이 없다. 일전에 어떤 보신탕 좋아하는 사람이 한자 풀이를 통해 복날 개고기를 먹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을 보았다. 즉 사람이 개를 먹는 날이 복날이라는 것이었다. 재미있는 설명이기는 하나 그의 말을 믿어야 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이같이 때에 맞게 먹는 음식을 '시식(時食)'이라 하는데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도 다른 음식다섯종류와 함께 개장이 복날 먹는 음식으로 소개되어 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이 개장을 만드는 법도 나와 있다. 즉 '삶은 개고기에 파를 듬뿍 넣어 다시 삶아낸 것'을 개장이라 한다. 여기에닭고기나 죽순을 넣으면 한결 맛이 좋아진다. 개장에 후추를 쳐 흰밥을 말아 먹고 땀을 흠뻑 쏟고 나면 더위를 쫓고 보허(補虛)하는 효험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한족이나 우리나라에서 개고기를 먹는 것은 오랜 전통이었다. 그리하여 중국에서는 개고기를 '향육(香肉)', 혹은 '삼육(三六)'이라 하여 즐겼고, 우리나라 사람들 역시 개고기를 보신의 으뜸으로 여겼다. 특히 북한에서는 '단고기'라며 즐겨 먹는다고 한다. 중국에서 개고기를 삼육이라하는 것은 향육과 발음이 같기 때문이고 한편으로 '3+6=9'에서 '구(九)'가 '구(狗'와 발음이 같기때문이라 하며, 북한에서 '단고기'라 하는 것은 그 맛이 달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의 문화가 서구화되면서 이제 개고기를 먹는 사람은 야만인 취급을 당한다. 음식문화도 이렇게 바뀌어가는 것이다. 복날을 맞아 이것이 문화 식민지의 한 현상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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