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종이 목하 고민중이다. 가난한 선거를 외치며 호기롭게 임했던 경선판에서 떠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또 사법처리가 확실할 것이라며 확보했다던 이회창후보의 금품살포 관련 증거자료도 공개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하고 있다.
19일 경선전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 합동유세를 앞두고 박후보는 경선후보 사퇴와 증거자료 불공개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지금 상태로 경선에 임해봤자 최하위권이 확실한 만큼 정치적 입지를 고려해 중도포기의 길을 택하려는 것이다. 다만 민심과 당심의 괴리는 언급하고 지나갈 것이다. 또 금품살포와 위원장 줄세우기, 대의원 자유의사 가로막기 등 갖가지 자유경선 대의원혁명을가로막는 불공정처사에 대해서는 통렬한 비판을 하고 그만두겠다는 생각이다.
증거자료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결론도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나온 것이다. 박후보측은 여전히 공개되면 이후보는 사법처리가 확실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증인과의 인간관계 등 많은 고민거리를안고 있었다. 갈팡질팡하는 것처럼 비친 것도 이런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때문에 여지는 남겨두기로 했다. 지금은 때가 아니지만 언젠가는 백일하에 이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박후보가 경선후보 자리를 사퇴하면 다음 선택은 무엇일까. 일단 박후보는 경선판에서 한 발 물러설 것으로 보인다. 이회창후보가 되는 상황은 막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적극적인 반이(反李)연대에 몸을 담지는 않을 생각이다. 현실적으로 당장 이후보를 꺾을 수 있는 구도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박후보의 정치적 구상이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다는 것이 측근들의 이야기다. 경선에 임하지 않고 증거자료도 공개하지 않는 선택이 정치적으로 자칫 무덤을 파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는데 스스로 이 길을 택하는데는 박고문 나름대로의 정치적 고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잠정적으로' 결론이 난 것은 탈당은 하지 않는다는 것 뿐이다. '민심 선두, 당심 꼴찌'라는현실을 흔쾌히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요며칠 사이 자주 나오고 "국민을 상대로 정치를할 것"이라는 언급도 주목할 만하다.
박후보는 경선 이후 신한국당의 판도에 많은 변화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야당과 비교할 때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점을 내다보고 있다.
때문에 이 경우 자신의 정치적 입지는 자연스레 확보되고 그 이후 또다른 행보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박후보의 또다른 선택으로 정치권 다수 인사들이 예상하듯 언젠가는 탈당해서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거리정치에 나서려는 것이라는 전망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의 참모들 가운데도 "92년 바바리코트선거 때가 차라리 마음 편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이가 더러 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 '럭비공', '독불장군'으로 통하는 박찬종이 나갈 길은 쉽사리 예단하기 어렵다. 신한국당의 경선이후가 더욱 혼미하게 보이는 데 박후보도 한 몫을 하고 있다.〈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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