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동진의 야구보기

"즐거운 라이벌"

어느 분야나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는 '라이벌'이 있는 것이 큰 도움이 되겠지만 프로야구에서도'선의의 라이벌'은 개인의 경기력 향상이나 팀 전력 상승에 커다란 부분으로 작용한다.철저한 '적자생존'의 법칙이 적용되는 프로의 세계에서 어떤 경우에는 악의적인 방법으로 경쟁상대를 짓밟고 올라서는 예도 있지만 라이벌끼리의 실력 대결은 보기에도 아름다울 뿐아니라 걸출한 스타와 신기록을 낳는 바탕이 된다.

특히 페넌트레이스도 반환점을 돌아 선수들이 체력이나 정신력에서 피로가 누적된 이맘때쯤이면이런 라이벌의 존재는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중요한 자극제가 된다.

라이벌이 있음으로써 스타가 탄생하고 팀 전력을 극대화시킨 예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프로야구 초창기 호화 멤버를 자랑하던 삼성은 장효조 이만수 김시진이 최고선수가 되기위한 불꽃 튀는 경쟁을 벌였다.

장효조가 안타를 치면 이만수는 홈런으로 대응해 팀 공격을 주도했고 팀의 에이스로 명망을 구가하던 김시진은 85년 김일융의 영입에 자극받아 각각 25승씩을 기록하며 통합우승을 일궈냈다.최근 양준혁과 이승엽의 분발도 이런 경우다. 전반기 내내 타격 전부문 선두를 다투던 둘은 선후배 관계를 떠나 보이지 않는 라이벌 의식이 플러스 요인이 됐음은 말할 것도 없다.93년 양준혁 강기웅이 타격왕 자리를 놓고 끝까지 접전을 벌여 감독을 곤혹스럽게 만든 경우도있었지만 이것은 행복한 고민일뿐이었다. 라이벌이 있다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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