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은 21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제15대대통령선거에 출마할 당의 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집권여당 사상 처음으로 완전 자유경선을 실시했다.
당총재인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경선후보 6명, 전국 각지에서 모인 대의원 1만2천4백30명, 당원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9시10분 식전행사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 전당대회는 긴장과 흥분, 뜨거운 열기가 한데 어울린 한편의 드라마를 방불케했다.
대의원들이 전대 시작 1시간 30분전부터 속속 입장한 가운데 각 후보들도 일찌감치 전당대회장에나와 여기 저기를 돌며 악수를 나누는 등 결전의 순간을 기다렸다.
○…이날 전당대회는 오케스트라와 풍물패 등의 식전행사에 이어 개회선언, 전당대회의장 선출,당헌개정안 추인, 대통령후보자 선출을 위한 투·개표, 대통령후보자 수락연설 순으로 일사천리로이뤄졌다.
김영삼대통령은 투표를 마친 후 곧바로 청와대로 돌아가 경선후보가 확정될 때까지 수석참모들의보고를 받으며 경선상황을 지켜봤다. 김대통령은 대선후보가 확정된 후 다시 대회장을 찾아 후보선출을 축하하는 치사를 한 뒤 후보의 손을 맞잡고 차기 대선승리를 다짐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선후보를 신한국당의 새 대표로 지명, 대선출진을 위한 당체제 정비에착수한 데 이어 빠르면 9월쯤 총재직을 이양, 정권재창출을 위한 대선후보 힘 실어주기 수순을본격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전당대회의 백미는 대통령후보자선출을 위한 투개표. 오전 10시45분 서정화전당대회의장이 대통령후보선출 안건을 상정하자 대회장의 열기는 고조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투표에 들어가기 직전 이인제후보 등이 대회장에서의 정견발표를 다시 선관위에 요구하면서 잠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민관식선관위원장의 투표개시 선언으로 곧바로 투표가 시작됐다. 당선관위는 경선후보의 정견발표를 허용하지 않는 대신, 대형 멀티큐브를 통해 6명의 경선후보당 5분씩의 약력소개를 내보냈다.
투표는 김대통령과 경선후보, 당직자에 이어 일반 대의원순으로 2시간 30여분동안에 걸쳐 진행됐다. 대의원들은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미리 준비된 도시락으로 오찬을 마쳤으며 무더위에 대비해대회장 곳곳에는 대형 에어컨이 설치됐다.
이날 대의원들의 최대관심사는 결선투표 여부였다. 이회창후보측은 1차투표에서 끝내자며 과반수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으나 '4인 연대'까지 도출해 낸 반이진영은 대역전이 가능하다며 대세론 저지와 2위 확보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돋보이는 점은 투·개표방식. 후보별로 투표용지를 분류하던 기존의 수작업이 아니라 OMR카드 방식의 투표용지에 의한 전산개표방식으로 1시간30분만에 개표가 완료돼오후 2시45분에는 1차 투표결과를 발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1차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투표에 들어갈 것에 대비, 대회장에 10분에 5천장을 인쇄할 수 있는 고속인쇄기를 설치, 투표용지를 현장에서 인쇄할수 있도록 했다. 결선투표가 이뤄질 경우 투표는 오후3시45분부터 시작돼 오후8시쯤에는 대선후보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예상된다. 그러나 1차투표직후부터 결선투표에 들어가기전까지 합종연횡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등 변수가 있을 경우 투개표는 예상보다 다소 늦어질 것이라는 것이 당안팎의 관측이다.○…김덕룡, 이한동, 이수성, 이인제후보는 대회시작전 중앙단상에 올라 함께 손을 맞잡고 '4인 연대'를 과시하면서 대의원들의 지지를 호소하는등 4인연대가 막판까지 최대변수로 떠올랐다.후보들의 막바지 득표전도 치열했다. 김덕룡, 이인제후보를 필두로 이한동, 이수성, 최병렬, 이회창후보순으로 대회장에 입장한 후보들은 장내를 한바퀴 순회하면서 대의원들을 상대로 마지막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김덕룡후보는 장내를 돌다가 이수성, 이한동후보와 각각 조우하자 서로 포옹하면서 연대를 과시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후보 부인들의 장외대결도 계속됐다. 이인제후보의 부인 김은숙씨는 대회장 곳곳을 헤집고 다니며 악수공세를 펼치는 데 가장 열심이었고 이회창후보 부인 한인옥씨와 이수성후보 부인 김경순씨도 구석구석에서 대의원들과 접촉을 계속했다.
4인연대는 또 대회시작전 OMR카드로 기표된 투표용지의 전산개표방식을 전산조작가능성을 이유로 후보별 집계 등 수작업에 의한 개표방식으로의 변경을 요구하는 등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정치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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