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인후보 결선연대 의미

반이회창(李會昌) 진영의 이수성(李壽成), 이한동(李漢東), 이인제(李仁濟), 김덕룡(金德龍)후보 등4인이 전당대회 하루 전, 연대를 극적으로 합의함으로써 싱겁게 끝날 것 같던 신한국당의 대통령후보선출을 위한 경선에 반전을 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한편에서는 4인연대의 성사로 반이회창후보의 승리를 가져올 수 있게 됐다는 측과 그래도 이회창승리를 뒤집을 만한 파괴력은 없을 것이라는 상반된 견해가 엇갈린다.

그러나 적어도 이회창 독주로 관망파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추세에 제동을 걸 수 있었다는 점과 1차투표로 쉽게 종료될 것이라던 전망에서 2차투표까지 가는 접전을 펼칠 수 있는 동기 부여는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4인연대가 주는 당장의 효과라고 할 수 있다.

또 이들의 존재는 이회창후보가 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되더라도 이들을 어떻게 껴안고 나갈 수있느냐의 정치력 발휘의 시험대로도 작용할 것이라는 점에서 경선이후까지 세인의 주목을 끌만한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들 4인연대의 발표 시점은 20일 오후 5시가 조금 지난 때. 전당대회 투표개시 시각으로부터 꼭17시간 전이었다. 이날 연대합의 발표현장은 서울 롯데호텔 토파즈룸. 이한동, 이수성, 이인제, 김덕룡 후보 등이 속속 방으로 들어서며 4인연대 합의를 발표했다.

발표를 맡은 이한동후보는 "네사람은 1차투표 다득표자에게 결선투표때 표를 모아주기로 했다"며연대사실을 발표했다.

이어 이수성후보는 "민주화에 기여한 김덕룡장관, 근대화에 헌신해 온 이한동장관, 총명하고 민주화운동에 기여한 이인제지사 등이 모여 협력하게 된 것은 국민여망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동후보는 또 "박찬종후보의 중도사퇴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박후보가 사퇴해 넷이지만 뜻과 정신은 같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덕룡후보도 "민주화세력, 산업화대표와 영-호남, 중부지방 대표가 다 모였기 때문에 네 사람이힘을 합치면 그것이 바로 신한국당의 힘"미라며 "이 합의로 이회창후보의 탄생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막내인 이인제후보도 "세 선배님의 말씀이 내 생각 그대로다"며 "어떤 위치에서나 협력한다는 뜻을 받들어 노력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들의 연대는 가히 극적이었다. 당초 이한동-김덕룡후보간 연대와 이수성-이인제후보간 연대는쉽게 합의도출이 가능했으나 이들 4인 전체의 연대는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한동 김덕룡후보가 이인제후보와의 연대에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었다.

이 부분에서 이수성진영의 본부장인 서청원의원이 조정능력을 발휘, 이들을 막판까지 설득해 이인제 끼워넣기에 극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고 이후보는 부랴부랴 이 장소에 도착 자리를 같이할 수 있었다. 서본부장은 이 과정에서"한 사람이라도 빠진다면 모두 같이 죽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후보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패여부를 떠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한 편의 드라마였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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